태권도 이대훈 압도적 경기로 2연패
첫 출전 여고생 이다빈 금빛 발차기
이대훈(22ㆍ용인대)에게 아시아 무대는 좁았다. 경기를 앞두고 “태국, 일본 등에서 숨어있는 고수들이 많다. 상대는 나를 많이 알고 있는데 나는 정보가 부족해서 걱정”이라는 말은 엄살이었다.
이대훈이 16강전부터 결승까지 4경기를 모두 12점 차 이상의 압도적인 승리로 장식하며 아시안게임 2연패에 성공했다. 이대훈은 2일 인천 강화군 강화고인돌체육관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남자 태권도 63㎏급 결승에서 아카린 키트위자른(태국)을 2라운드 만에 18-2, 점수차 승리로 제압하고 시상대 맨 위에 섰다. 점수차 승리는 2분씩 3라운드로 치러지는 태권도 경기에서 2라운드 종료 이후 12점 차 이상 벌어지면 심판이 선언한다. 이대훈은 마치 중학생과 겨루기 하듯 여유롭게 발차기를 내리꽂으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이대훈은 남자 87㎏초과급의 김제경(1994, 1998년)과 여자 57㎏급의 이성혜(2006, 2010년)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아시안게임 2연패의 쾌거를 이뤘다. 세계랭킹 1위로서 세계선수권, 아시아선수권에 이어 아시안게임에서도 두 대회 연속 정상을 지켰다. 이번 대회 들어 결승이 점수차 승리로 끝난 것은 63㎏급이 처음이다. 그의 적수는 없었다.
이대훈은 한때 태권도장을 운영한 아버지 이주열 씨의 영향으로 다섯 살 때 일찌감치 도복을 입었다. 이후 성산초 5학년 때 태권도부가 있는 중계초로 전학해 본격적으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키가 182㎝인 이대훈은 유연성이 좋고 하체가 길어 얼굴 돌려차기 등 안면 공격이 강점이다. 대학 졸업을 앞둔 최근에는 한국가스공사와 역대 태권도 선수 최고 대우에 입단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훈은 한성고 3학년에 재학 중이던 4년 전 쟁쟁한 선배들을 차례로 제치고 태극마크를 달았다. 곱상한 외모와는 어울리지 않는 화끈한 공격으로 주목 받은 그는 63㎏급에서 금메달을 깨물며 간판 선수로 발돋움 했다. 2011년 세계선수권 우승, 2012 런던 올림픽 은메달(58㎏급), 지난해 세계선수권 우승, 2012ㆍ2014 아시아선수권 우승 등 그가 국제대회에서 쌓은 업적은 화려하다.
이대훈에 앞서 대표팀의 막내 여고생 이다빈(18ㆍ효정고)도 생애 처음 출전한 아시안게임에서 금빛 발차기를 날렸다. 이다빈은 여자 62㎏급 결승에서 장화(중국)를 8-7로 눌렀다. 여자 67㎏급의 이원진(21ㆍ경남대)은 궈윈페이(중국)에게 0-2로 져 은메달을 챙겼다.
인천=함태수기자 hts7@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