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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가는 박주영, ‘기도 세리머니’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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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가는 박주영, ‘기도 세리머니’ 괜찮을까

입력
2014.10.02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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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는 ‘이슬람의 고향’… 종교자유도 거의 없어

전문가 “경기 중 행위 문제되진 않겠지만 자극은 말아야”

기도 세리머니를 펼치는 박주영. 한국일보 자료사진
기도 세리머니를 펼치는 박주영. 한국일보 자료사진

방황하던 박주영(29·알샤밥)의 선택은 결국 중동 무대였다.

지난 6월 30일 아스날FC(잉글랜드)에서 방출된 박주영은 10월 1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명문 구단인 알샤밥과의 계약을 마무리 하며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중동 축구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박주영의 계약 기간은 8개월, 급여 총액은 150만 달러(약 16억원)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계는 박주영의 중동행 결정에 짐짓 놀란 모습이다. 지금까지 중동 팀들은 오일 머니를 앞세워 '아시아 최고 공격수'로 활약해 온 박주영에게 꾸준히 러브콜을 보냈다. 하지만 박주영은 유럽 무대에 더 도전하겠다는 이유로 줄곧 거절해 왔다. 그러나 무엇보다 박주영이 중동행을 주저한 데는 종교 문제가 컸다는 게 일반적인 해석이다. 독실한 크리스천인 박주영이 무슬림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중동 지역의 팀으로 이적 할 경우 종교 활동에 큰 제약을 받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벌써부터 일부 축구팬들 사이에서는 박주영이 득점 뒤 펼치던 '기도 세리머니'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습관처럼 해 왔던 기도 세리머니가 자칫 중동 축구팬들의 정서를 거스를 수도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박주영이 뛰게 될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슬람교의 창시자 무함마드의 출생지로, '이슬람교의 고향'이라 불린다. 이란과 함께 이슬람교를 국교(國敎)로 정한 나라로, 전 세계에서도 종교의 자유가 가장 없는 국가로 유명하다. 한 중동지역 전문가는 "귀화자 등 국적을 바꾼 이들을 제외한 모든 국민이 무슬림이며, 선교를 법으로 엄격히 금지한 나라"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사우디 리그에 진출한 박주영은 그 곳에서 기도 세리머니도, 종교 활동도 못 하는 것일까.

일단 기도 세리머니의 경우 규정상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2006년 1월 사우디 리야드에서 열렸던 4개국 축구대회에 참가한 박주영은 그리스와 핀란드를 상대로 골을 넣고 기도 세리머니를 펼친 바 있다. 이후 2010년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 당시에도 사우디 원정 경기에서 골을 넣고 기도 세리머니를 펼쳤지만, 사우디 축구협회 측에서는 이를 문제 삼지 않았던 전례가 있다.

중동지역 전문가 역시 "사우디도 축구 열기가 대단한 나라로, 골을 못 넣었을 때 화를 낼지언정, 골을 넣은 뒤 하는 기도 세리머니는 크게 문제삼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사우디 현지에서의 종교 활동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는 교회가 존재하지 않지만, 수도인 리야드의 경우 교민들이 많은 편이라 종교 활동을 위한 모임은 존재한다"고 말했다.

결론은 ‘둘 다 가능하다’다. 하지만 과도한 종교적 행위는 언제든지 문제될 소지도 공존한다. 중동지역 전문가는 “기도 세리머니도, 종교 활동도 가능은 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슬람 국가의 정서를 배려하는 자세는 반드시 필요하다. 노골적으로 종교 색을 드러내는 행동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형준기자 mediabo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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