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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찬밥 신세지만...한국식 '날로 먹기' 도전해 볼까

입력
2014.10.0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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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열ㆍ가공하지 않은 생요리 먹기, 효능 알려지며 미국선 대중화

나물 반찬ㆍ저장 음식 발달한 한국, 로푸드 밥상과도 친화적 특성

매끼 100% 실천이 어렵다면 현미밥에 곁들여 먹는 것도 방법

사방에 날로 먹는 것 천지다. 누드 사진 검색하며 회의시간 때우는 국회의원들, 화사하게 미소 지으며 입만 벙긋대는 가수들, 회사를 제 집처럼 여기며 여직원들을 ‘딸’처럼 대하는 상사들. 자, 소모적인 분노는 집어 치우고 우리도 날로 먹어 보자. 날로 먹는 음식, 생채식에 대하여.

'그린 벨벳 스무디' 재료(1인분) : 시금치 1줌, 바나나 1개, 레몬 1/4개, 물 1/2컵 1. 시금치는 밑동을 잘라내고 적당한 크기로 썬다. 바나나와 레몬은 껍질을 벗겨 적당한 크기로 썬다. 2. 채소와 과일, 물을 믹서에 넣어 곱게 간다.
'그린 벨벳 스무디' 재료(1인분) : 시금치 1줌, 바나나 1개, 레몬 1/4개, 물 1/2컵 1. 시금치는 밑동을 잘라내고 적당한 크기로 썬다. 바나나와 레몬은 껍질을 벗겨 적당한 크기로 썬다. 2. 채소와 과일, 물을 믹서에 넣어 곱게 간다.

로푸드(raw food) 즉 생채식은 식재료를 가열하거나 가공하지 않고 날 것 그대로 먹는 생요리를 이른다. 1893년 미국의 실베스터 그레이엄 목사가 치료를 목적으로 처음 로푸드 식이를 도입한 이래 보스턴의 자연건강센터 설립자인 앤 위그모어 박사, 생즙 요법으로 유명해진 노먼 워커 박사 등에 의해 점차 그 효능이 알려졌다. 생채식이 치료가 아닌 대중이 즐기는 요리로 개념이 바뀐 것은 2000년대 들어 유명 연예인들이 로푸드를 즐긴다고 밝히면서다. 데미 무어, 메건 폭스, 미란다 커, 귀네스 펠트로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건강과 미용을 위해 로푸드를 먹는다고 했다. 현재 미국 대도시에서는 로푸드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레스토랑이나 주스바 등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미국식’ 로푸드 개념이 한국에 도입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2009년 서울 청담동에서 레스토랑 ‘소트루’가 문을 열었을 때 주인 최지영 씨에게 붙은 수식어는 ‘한국 유일의 생채식 연구가’였다. 소트루는 고기를 빼고 마와 찹쌀을 갈아 치즈를 대체한 피자 등 채식주의자를 위한 다양한 요리를 선보였다. 생채식을 전문으로 취급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최 씨는 “한국인의 식생활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따끈한 밥이 호의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한국 문화에서 가열하지 않은 로푸드는 그야말로 찬 밥 취급으로 여겨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의 예상대로 생채식은 대중화되지 않았고 소트루도 결국 문을 닫았다. 제육볶음과 치킨이 지배하는 한국의 밥상에서 정녕 생채식이 설 자리는 없는 것일까.

'리코타치즈 샐러드' 재료(2인분) : 루콜라 2줌, 방울토마토 6개, 말린 크랜베리 1/4컵, 생 아몬드 2알 리코타치즈 재료: 생 캐슈너트 1컵, 레몬즙 2큰술, 생 사과식초 1/2 작은술, 아가베시럽 1큰술, 마늘 1쪽 오렌지 드레싱 : 오렌지즙 2큰술, 올리브유 1큰술, 천일염 1/2 작은술, 후춧가루 조금 1. 루콜라는 깨끗이 씻어 뿌리를 잘라낸 뒤 2, 3등분 한다. 방울토마토는 찬물에 깨끗이 씻어 꼭지를 떼고 반으로 썬다. 2. 리코타치즈 재료를 전부 푸드 프로세서에 넣어 간다. 3. 드레싱 재료를 잘 섞는다. 4. 그릇에 루콜라와 방울토마토를 담고 드레싱을 끼얹는다. 리코타치즈를 올리고 말린 크랜베리와 아몬드를 잘게 다져 뿌린다.
'리코타치즈 샐러드' 재료(2인분) : 루콜라 2줌, 방울토마토 6개, 말린 크랜베리 1/4컵, 생 아몬드 2알 리코타치즈 재료: 생 캐슈너트 1컵, 레몬즙 2큰술, 생 사과식초 1/2 작은술, 아가베시럽 1큰술, 마늘 1쪽 오렌지 드레싱 : 오렌지즙 2큰술, 올리브유 1큰술, 천일염 1/2 작은술, 후춧가루 조금 1. 루콜라는 깨끗이 씻어 뿌리를 잘라낸 뒤 2, 3등분 한다. 방울토마토는 찬물에 깨끗이 씻어 꼭지를 떼고 반으로 썬다. 2. 리코타치즈 재료를 전부 푸드 프로세서에 넣어 간다. 3. 드레싱 재료를 잘 섞는다. 4. 그릇에 루콜라와 방울토마토를 담고 드레싱을 끼얹는다. 리코타치즈를 올리고 말린 크랜베리와 아몬드를 잘게 다져 뿌린다.
'새송이 덮밥' 재료(1인분) : 새송이버섯 1개, 양파 1/2개, 붉은 파프리카 1/4개, 깻잎 1장 절임 양념 : 생 발효간장 4큰술, 아가베시럽 2큰술, 다진 마늘 1큰술, 참기름 1큰술, 후춧가루 조금 콜리플라워 밥 : 콜리플라워 1개, 올리브유 1큰술, 천일염 조금, 후춧가루 조금 1. 새송이버섯을 3등분해 얇게 썬다. 양파와 깻잎은 채 썰고 파프리카는 잘게 다진다. 2. 새송이버섯과 양파를 절임 양념에 버무려 15분 이상 절인다. 3. 콜리플라워를 꽃 부분만 떼어 찬물에 씻은 뒤 푸드프로세서에 넣고 쌀알 크기로 다진다. 4. 콜리플라워 밥에 올리브유와 천일염, 후춧가루를 넣어 잘 버무린다. 5. 그릇에 콜리플라워 밥을 담고 절인 버섯과 양파를 올린 뒤 파프리카와 깻잎으로 장식한다.
'새송이 덮밥' 재료(1인분) : 새송이버섯 1개, 양파 1/2개, 붉은 파프리카 1/4개, 깻잎 1장 절임 양념 : 생 발효간장 4큰술, 아가베시럽 2큰술, 다진 마늘 1큰술, 참기름 1큰술, 후춧가루 조금 콜리플라워 밥 : 콜리플라워 1개, 올리브유 1큰술, 천일염 조금, 후춧가루 조금 1. 새송이버섯을 3등분해 얇게 썬다. 양파와 깻잎은 채 썰고 파프리카는 잘게 다진다. 2. 새송이버섯과 양파를 절임 양념에 버무려 15분 이상 절인다. 3. 콜리플라워를 꽃 부분만 떼어 찬물에 씻은 뒤 푸드프로세서에 넣고 쌀알 크기로 다진다. 4. 콜리플라워 밥에 올리브유와 천일염, 후춧가루를 넣어 잘 버무린다. 5. 그릇에 콜리플라워 밥을 담고 절인 버섯과 양파를 올린 뒤 파프리카와 깻잎으로 장식한다.

최근 출간된 책 ‘로푸드 디톡스’(리스컴)는 가정에서 생채식을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 이지연 씨는 경희대에서 식품영양학을 전공하고 서울대 대학원에서 식품독성학을 전공한 뒤 2012년 외식산업 분야를 공부하기 위해 미국으로 갔다가 로푸드를 접했다. 무너진 식습관을 바로 잡기 위해 로푸드를 직접 만들어 먹기 시작했다는 이 씨는 아침 식사를 로푸드 음료로 대체하는 것을 시작으로 점심과 저녁까지 매끼를 로푸드로 먹는 식습관을 실천하고 있다.

“아침 운동을 끝낸 뉴요커가 커피 대신 주스나 스무디를 마시려고 주스바에 줄을 서서 기다리는 건 매우 흔한 풍경이에요. 화식(火食ㆍcooked food)과 견주어도 손색없는 맛 때문에 로푸드 레스토랑은 채식주의자뿐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인기가 있고 스타벅스에서 로푸드식 에너지바가 판매될 정도입니다.”

'브라우니' 재료(12조각) : 생호두 2컵, 곶감 10개(또는 말린 과일 2컵), 생 카카오가루 6큰술, 바닐라에센스 1작은술(선택), 계핏가루 1/2 작은술(선택), 천일염 조금 1. 호두를 8시간 이상 물에 불렸다 말린 뒤 푸드프로세서에 넣어 살짝 보슬보슬해서 뭉쳐질 정도로만 간다. 2. 간 호두에 잘게 뜯은 곶감, 카카오가루, 계핏가루, 천일염, 바닐라 에센스를 넣고 뭉쳐질 때까지 마저 간다. 3. 시각파이 틀이나 네모난 유리통에 유산지나 랩을 깔고 반죽을 눌러 담는다. 4. 냉장실 또는 냉동실에 30분 이상 넣어 굳힌 뒤 꺼내서 가로세로 3㎝로 자른다.
'브라우니' 재료(12조각) : 생호두 2컵, 곶감 10개(또는 말린 과일 2컵), 생 카카오가루 6큰술, 바닐라에센스 1작은술(선택), 계핏가루 1/2 작은술(선택), 천일염 조금 1. 호두를 8시간 이상 물에 불렸다 말린 뒤 푸드프로세서에 넣어 살짝 보슬보슬해서 뭉쳐질 정도로만 간다. 2. 간 호두에 잘게 뜯은 곶감, 카카오가루, 계핏가루, 천일염, 바닐라 에센스를 넣고 뭉쳐질 때까지 마저 간다. 3. 시각파이 틀이나 네모난 유리통에 유산지나 랩을 깔고 반죽을 눌러 담는다. 4. 냉장실 또는 냉동실에 30분 이상 넣어 굳힌 뒤 꺼내서 가로세로 3㎝로 자른다.

이 씨가 책에서 소개하는 로푸드의 특징은 한국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이용해 한국식 로푸드 식단을 구현했다는 것이다. 김밥을 비롯해 쫄면, 냉면, 덮밥, 잡채, 쌈밥 등 익숙한 음식이 가득하다. 물론 모두 가열하지 않고 날 것으로 만들었다. 샐러드라면 몰라도 밥이나 면은 어떻게 로푸드가 가능할까. 비결은 훌륭한 대체재 찾기, 그리고 갈고 다지고 써는 것이다.

그가 ‘로푸드 밥’을 만드는 데 추천하는 재료는 콜리플라워와 양배추, 콜라비. 이 재료들을 푸드 프로세서를 이용해 쌀알 크기만 하게 다진 뒤 기름과 소금, 레몬즙을 조금 넣어 비비면 비린내 없이 쌀밥의 질감을 구현할 수 있다고 한다. ‘옛날식 간장밥’의 경우 콜리플라워를 꽃 부분만 떼어 다진 뒤 참기름과 천일염, 후추로 버무려 완성한다. 밥처럼 고슬고슬한 느낌이 나도록 채소를 너무 잘게 다지지 않는 것이 핵심. 밥 위에 채친 김과 아보카도를 올린 뒤 양념장을 곁들여 먹으면 된다. 이 밖에 냉면은 톳으로, 잡채는 천사채로, 스파게티 면은 가늘게 깎은 애호박으로 대체할 수 있다.

“한국은 예부터 다양한 채소를 활용한 나물이나 저장, 발효음식이 발달했기 때문에 로푸드와 거리가 멀지 않아요. 매 식단에서 신선한 생채나물 몇 가지만 곁들여도 일상 생활에서 손쉽게 로푸드 밥상을 실천할 수 있습니다.”

이 씨는 단기간의 다이어트를 위해 로푸드를 이용하는 것은 경계했다. 음식이 낯설어 오래 하지 못할 뿐 아니라 채소에 듬뿍 들어 있는 식이섬유 때문에 꼭꼭 씹어 먹는 것이 습관이 돼 있지 않으면 탈이 날 수 있기 때문이다.

“100% 로푸드를 실천하는 사람도 많지만 실제로는 하루 음식의 50~70%를 로푸드로 먹는 사람이 가장 많아요. 아침에 흡수가 빠른 그린 주스나 스무디를 먹는 것으로 시작해 점심과 저녁은 현미밥에 로푸드를 곁들이는 것만 해도 훌륭한 로푸드 밥상이라 할 수 있죠.”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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