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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거취 기로에

입력
2014.10.01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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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속 협상 마무리 과제 산적, 이달 말까지 한시적 유임론 대두

朴 "힘 닿는 데까지 유족 지키겠다" 원내대표직 유지 의지 보여

세월호특별법 협상이 우여곡절 끝에 일단락됨에 따라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가 다시 떠오르고 있다. 일각에선 유임론이 고개를 들고 있지만, 세 차례의 협상 과정에서 리더십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적지 않아 사퇴 압박을 넘어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비대위원장 인사 파동 당시 탈당까지 검토했던 박 원내대표는 ‘세월호특별법 수습을 위한 마지막 노력을 한 뒤 그 결과에 관련 없이 사퇴한다’는 의원 전수조사 결과에 따라 당무에 복귀했던 만큼 세월호 협상 타결로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됐다.

당 일각에서는 세월호특별법 법안 제정까지 과제들이 산적한 만큼 후속 협상 마무리 시점인 10월 말까지 남아 있어야 한다는 ‘한시적 유임론’도 나온다. 새정치연합 박지원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세월호법이 원만하게 해결됐고 10월 말까지 모든 것이 마쳐져야 한다”며 원내대표직 유지 의견을 밝혔고,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도 전날 본회의 도중 새정치연합 비대위원들에게 박 원내대표의 유임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도 이날 안산을 방문해 유족들을 설득한 뒤 기자들과 만나 “힘 닿는데 까지 (유가족을) 지켜드려야 하고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세월호 법안이 통과 될 때까지 원내대표직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2차례의 협상 실패에 이어 이번 3차 협상 결과도 여당의 판정승이란 평가가 많아 다시 사퇴 압박 목소리가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박 원내대표가 전날 밤 트위터에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법, 세월호 특볍법. 그 법이 참 슬프게 타결됐다”고 적은 데 대해, 김경협 의원은 “그렇게 슬픈 법에 왜 합의하셨습니까”라며 불만 섞인 댓글을 직접 달기도 했다. 당내에서는 박 대표가 두 차례의 협상 실패 때와 마찬가지로 3차 협상에서도 국회 등원론에 쫓겨 서둘러 협상을 타결 지어 유족들의 마음을 얻는 데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원내대표의 측근들도 정치적 미래를 위해서라도 일단 ‘명예로운 퇴각’을 한 뒤 훗날을 도모하는 게 낫다는 의견을 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지부진하게 시간을 끌 경우 향후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한 의원은 “세월호 특별법 합의라는 큰 고비를 넘긴 만큼 지금이 물러날 적기”라고 말했다. 사퇴시기가 늦어질수록 논란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주말께 거취 결단을 내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허경주기자 fairyhk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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