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총리는 원주민 눈을 보며 과거사 사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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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총리는 원주민 눈을 보며 과거사 사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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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01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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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고노담화 수정 움직임 등 역주행

우경화는 경기침체·재해 불안감 탓

테사 모리스스즈키 호주국립대 교수는 29일 서울 성공회대에서 ‘잘못 기억된 전쟁’ 강연을 마친 뒤 인터뷰에서 “국가간 공통의 기억을 쌓는 것이 동아시아 미래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주형 인턴기자(한양대 3년)

재일조선인 북송사업 연구인 ‘북한행 엑서더스’로 국내에 알려진 테사 모리스스즈키(64) 호주국립대 교수가 성공회대 동아시아연구소 초청으로 한국을 찾았다.

그가 최근 천착하는 주제는 일본의 한국전쟁 참여다. 지난달 29일 ‘잘못 기억된 전쟁’이라는 주제로 진행한 성공회대 강연에서도 일본이 한국전쟁으로 단지 부수적인 경제 혜택을 누렸다는 일반적인 견해를 거부했다. 모리스스즈키 교수는 일본이 한국전쟁 당시 미국의 요청으로 약 8,000명의 일본인을 비밀리에 한반도로 보내 기뢰 수색, 광산 청소, 군수품 수송 등으로 전쟁 관련 업무에 종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연구가 단순히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동아시아의 공통된 기억을 만드는 과정이라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를 만나 한일관계를 어떻게 보는지, 최근 연구는 어떤 의미를 갖는지 물었다.

-일본이 한국전쟁에 참여했다는 사실이 왜 중요한가.

“한반도 분단은 동아시아 관계에 굉장히 중요한 분수령이다. 하지만 한국전쟁을 둘러싼 한국, 일본, 중국, 북한의 기억이 다르다. 일본의 한국전 참전만 해도 중국이나 북한에서는 일본이 참전했다고 하지만 일본은 이를 부정해 왔다. 이 연구가 서로 다른 기억을 가진 동아시아 미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본의 한국전쟁 참전 사실이 집단적 자위권의 근거로 악용될 수도 있다.

“일본의 극우세력은 한국전쟁 참전 사실을 그런 근거로 사용한다. 이미 한국을 도와줬듯 자위권 행사가 위협적이지 않고 평화공존을 위한 것이라는 논리다. 한국에서도 일각에서는 이 사실을 두고 일본과 동맹을 강조하는 근거로 말하고, 한 쪽에서는 일본의 군국주의가 전후 이후에도 지속됐다는 근거로 사용하는 등 양날의 칼처럼 민감한 이슈라고 알고 있다. 하지만 나의 연구는 이 기억을 정치적인 관점으로 해석하자는 게 아니라 이런 시도를 통해서 민간 차원에서부터 양국간, 동아시아 간 공통의 기억을 만들어 가자는 것이다.”

-고노담화 수정 움직임 등 일본의 우경화 배경을 뭐라고 보나.

“경기 침체와 중국의 부상으로 동아시아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다 보니 사람들이 불안감을 느끼고 내셔널리즘으로 빠지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대지진, 원전, 화산 같은 자연재해에 따른 불안감도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정치와 언론이 유착해 정치가 내셔널리즘을 부추기면 미디어가 이를 촉진하는 사회구조적인 측면도 있다.”

-동아시아 평화공존을 위한 첫걸음이 뭐라고 생각하나.

“일본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단순하다. 사죄하고 보상하는 것이다. 2008년 케빈 러드 호주 총리는 호주 원주민에 대한 폭력적 동화정책과 관련해 그들을 국회에 불러 눈을 마주보며 “잘못했다”고 사과했다. 고노담화는 충분하지 않지만 의미가 있었는데 일본은 다시 역행하고 있다. 일본사회의 미래를 생각하면 잘못된 선택이다.”

-역사학자로서 진실(true)보다 진정성(truthfulness)을 강조한다고 들었다.

“역사를 해석할 때 내가 틀렸을 가능성, 내 안의 차별, 맹점 등을 끊임없이 성찰하는 태도를 강조하기 위해서다. ‘진실이 이거다’라고 단언하지 않고 사실에서 출발해 자료와 증언을 토대로 토론하고 공유하는 그 후의 과정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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