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성·효율성 개선한 연습기… 10여년 전 부상으로 은퇴
자동차부품사 직원 거쳐 창업, 스포츠 자동화연습기 선두 목표
10여년 전 부상으로 은퇴한 프로야구 한화이글스 전 외야수 김무성(36ㆍ사진) 선수. 그가 사업가로 변신해 자동 배팅기를 개발했다. 선수생활 경험을 살려 기존 제품보다 안전하면서 효율적인 야구 연습기를 내 놓았다.
김 선수는 무릎 부상으로 2003년 4년간의 프로야구 선수생활을 접었다. 20년 넘게 야구만 해 온 그로서는 청천벽력이나 마찬가지였지만 좌절하지 않았다. “야구중계는 물론 스포츠뉴스도 보지 않을 정도로 깨끗하게 잊었다”는 그는 부친이 운영하는 자동차부품회사에 다니면서 새로운 인생을 개척했다.
“은퇴 후 2년 정도 신발가게도 운영했고, 아버지 회사에서 일을 배우다 지난해 자동차부품 관련 벤처기업을 창업했다”며 “대기업 납품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옛 선수생활 때 기억을 되살려 배팅연습에 필수적인 자동타격기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그가 설립한 ‘GT글로벌 테크’는 신생기업이지만 ISO(국제표준화기구)9001 인증을 획득했고, 올해는 벤처기업 지정을 받을 정도로 견실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어엿한 기업인이 된 김 선수가 개발한 자동타격기는 배팅용 ‘티’에 야구공을 자동으로 공급하는 장치다. 높낮이 조절이 자유롭고 공을 올려주는 시간도 0.5초에서 10초까지 조절할 수 있다.
“지난해 고교 야구코치 선배를 만나러 갔다가 티배팅 훈련을 보았는데, 10여년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없어요. T자 형태의 봉 위에 사람이 일일이 공을 올려놓고 치는데, 공을 올리는 사람이 다칠 수도 있고, 시간도 많이 걸리는 것은 여전해요. 타격의 기본은 배팅인데,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나 밤잠을 설쳐가며 생각했죠.”
인터넷을 뒤지고, 야구전문가들을 통해 해외사례를 조사했다. 일본에 기계식 연습기가 출시돼 있지만 비효율적이긴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1년여 만에 결실을 맺었다. 국내 특허를 취득했다. 시제품을 본 야구계 선후배들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정말 힘든 줄 모르고 연구했습니다. 야구를 그만둔 후 그만한 열정과 집중력은 처음이었습니다. 아직 정식 출시도 않았는데 미국 총판을 맡겠다는 사람도 나왔습니다.”
김 대표가 개발한 자동타격기는 최근 내구성 시험까지 마치고 본격적인 시판을 추진 중이다. 미국 일본 등에도 특허를 출원했다.
우선 한국 미국 일본 프로야구단 등에 자동타격기를 보급하고, ‘체감형 야구’ 시스템 등 모든 스포츠 분야에 있어서 자동화한 연습기를 개발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프로 입단 때처럼 가슴이 설렌다”며 “10여 년 전 야구 때문에 큰 아픔을 겪었는데, 이제 야구가 새로운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며 야구선수보다 더 야구발전에 기여한 인물로 기억되기를 희망했다.
김광원 엠플러스한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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