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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새 유통경로 만들어 거품 더 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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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새 유통경로 만들어 거품 더 빼라"

입력
2014.10.0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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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aT와 포스몰 구축

가게에서 단말기로 직접 주문

"유통마진 최대 20% 절감 기대"

소비자들이 마트에서 집어 드는 과일, 채소 등 국산 농산물 가격 중 유통 과정에 들어가는 비용은 얼마나 될까. 생산자에게 돌아가는 몫을 뺀 유통비용만 40~70%에 달한다는 게 농림축산식품부 추산이다. 소비자는 비싼 값에, 생산자는 적은 마진에 울상 짓는 사이 최종 농산물 값의 절반 이상은 유통업자들에게 떨어지는 셈. 이에 농식품부는 최근 유통비용과 대대적인 전쟁에 나섰다. 직거래 등 대안적 유통경로를 통해 유통경로간 경쟁을 유발, 전체 유통비 거품을 빼겠다는 새 전략도 도입했다.

30일 농식품부에 따르면 최종 가격 대비 유통비용을 의미하는 농산물 유통비용률은 평균 40~45%. 특히 유통 과정에서 제품에 변질이 생기기 쉬운 채소류 및 과일류는 유통 비용률이 각각 70%, 50%로 평균을 크게 웃돈다. 소비자가 마트에서 배추 1만원어치를 사면 농부에게 떨어지는 돈은 고작 3,000원이고 나머지는 산지 수집상→도매상→소매상 등 복잡한 유통 과정에서 새 나간다는 얘기다.

그간 정부가 손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가락시장 농산물 하역 인력들의 이익단체인 하역노조 구조조정, 물류 기계화 등 유통 단계를 줄이려는 직접 규제 정책을 쓰기도 했지만 대부분 실패로 끝났다. 오랜 기간 관행으로 자리 잡은 유통 단계를 인위적으로 줄인다는 게 쉽지 않았고, 더구나 유통비용에는 유통마진 외에도 물류비, 보관비 등 절감이 어려운 고정비도 큰 몫을 차지하기 때문에 단계 하나 줄인다고 가시적인 가격 변화가 생기는 것도 아니었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최근 유통 정책 기조를 바꿨다. 유통 단계에 직접 손 대는 대신 대안적 유통경로를 키워 가락시장과 대형마트로 대표되는 기존 경로와 경쟁 붙여보자는 것.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직거래 비중을 늘려가면 시장 원리에 의해 기존 유통라인의 거품도 자연히 빠질 거라는 계산이다.

직거래 확대를 위해 최근 농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포스(POS)몰을 구축했다. 포스몰은 음식점 주인이 가게에 갖추고 있는 포스 단말기를 활용해 직접 농산물을 주문하는 방식. 산지와 음식점 사이에 중간 공급업체가 끼기는 하지만 기존보다 유통 단계가 3,4개 줄어 유통비용 8~10%가 절감된다는 게 농식품부 설명이다. 직거래 장터에 물건을 내놓는 농민들은 직접 유통과정에 참여하는 만큼 산지 수집상에게 파는 값보다 10% 정도를 더 붙여 팔 수 있다.

가격경쟁력은 높지만 소비자와 거리 제약과 마케팅 역랑 부족으로 아직 전체 농산물 거래량의 5.1%(지난해 기준)를 차지하는 데 그치고 있는 오프라인 직거래 장터에 대한 보완책도 내놓았다. 온라인 직거래 플랫폼 ‘이웃농촌’은 농민이 상품을 등록하면 일반인 ‘큐레이터’가 자신의 블로그에 개성 있는 방식으로 품목을 배치하고 홍보해 소비자에게 내놓는 시스템이다. ‘오늘은 비가 오는데 파전이 땡기시죠? 유기농 밀가루와 싱싱한 파를 대형마트보다 20% 저렴한 가격에 팝니다’라고 홍보하는 식이다. 거래 성사 시 큐레이터가 받는 수수료(7%) 등을 감안해도 많게는 20% 이상 유통비용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농식품부는 보고 있다.

2017년까지 직거래 등 비중을 19.4%(지난해 기준)에서 30%까지 늘려 전체 유통비용을 1조원까지 줄이는 게 정부 목표. 하지만 계획대로 될 지는 아직 미지수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직거래 활성화의 가장 큰 어려움은 보수적 소비패턴”이라며 “대형마트나 슈퍼에서 농산물을 사는 게 익숙한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돌리는 게 생각처럼 쉽지 않다”고 말했다.

세종=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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