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내의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국가안보를 책임져야 할 군대가 이대로 괜찮은 것인지 국민들의 우려가 큰 상황이다. 대책을 내놓기 위한 군의 움직임이 부산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올지는 의문이다.
최근의 사건들은 이미 군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이 되어 관심병사들의 문제만도, 군 지휘체계나 지휘관의 병사관리의 문제만도 아닌 것 같다. 군인이 되는 젊은이와 그를 키워내는 한국 사회 모두의 문제인 것 같다.
군대란 개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일정기간 국가를 위해 목숨을 맡기고 의무복무를 해야 하는 곳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개인의 자유나 인격 등이 우선순위의 최하위에 놓일 수도 있다. 자신의 뜻과 상관없이 타에 맞춰야 하는 곳이 군대인 것이다.
어려서부터 예절도 모르고 남의 지시도 받지 않고 참을성도 없이 자란 자들이 군대에 간다 해서 갑자기 변해 군대생활에 적응할 수 있으리란 기대는 잘못이다. 그저 간섭받지 않고 하고 싶은 대로 하는 생활에 익숙한 자들이 자유가 제한되고 통제받는 생활을 쉽게 이겨낼 리 없다. 인격과 자율권이 잘못 반영돼 선생님의 말을 듣지 않고 제멋대로 행동을 해도 내버려둬야만 하는 교육현실 하에서 상관의 지시에 따르고 어려운 환경을 극복해낼 수 있는 자들이 만들어지기란 어려울 것이다. 그런 자들이 성장해 군대에 가야 하는 상황에서 군대 내 사건, 사고가 줄어들 수 있을지 의문이다. 상당수의 관심병사가 있다는데, 과연 그들만이 관심병사이고 그 외에는 모두 괜찮은 것인지, 그렇다면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혹 대부분이 관심병사와 비슷한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기만 하다.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는 우리의 속담을 되새겨 볼 때이다. 어려서부터 어려운 환경도 이겨낼 수 있는 교육을 받아야 힘든 군 생활에 대한 적응력도 높아질 수 있는 것이고, 남을 괴롭혀서는 안 된다는 것도 교육을 통해 강하게 배워야 타인에 대한 구타나 가혹행위도 줄어들 수 있는 것이다. 잘못 들인 버릇을 부모가 괜찮고 학교가 참는다고 해서 군대나 사회마저 그를 용인하지는 않는 것이다. 가정과 학교, 그리고 사회에서 한 인간이 바른 인격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만이 젊은이들의 건전한 미래를 이끌 수 있는 것이다.
결국 병영문화를 바꾸는 일보다 더 중요한 것은 변해버린 젊은이들을 바로잡는 일인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개선되는 새로운 병영문화가 오히려 인내심 없는 군인들에게 병영생활을 더욱더 견딜 수 없게 만들지도 모른다.
병영문화의 개선책은 매우 중요하고 시급하다. 하지만 군대란 군인다운 군인이 있어야만 존재의의가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북한과의 대치는 물론 주변국과의 관계를 생각하더라도 한국의 군대는 강한 것이어야만 한다. 경제력이 뒷받침돼 군 장비를 최고의 수준으로 갖춘다 해도 우수한 군인이 없어서는 무용지물일 뿐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해야 할 의무를 당당히 해낼 젊은이를 키우지 못하고 있다. 시대변화에 상관없이 어떻게든 군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인간을 만들어내 우리 군이 관심병사가 아닌 우수 병사들로 구성될 때 한국과 한국민이 지켜질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결국 우리의 젊은이들이 건강하고 건전한 청년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만이 작금의 군대문제나 사회문제를 풀 수 있는 근원책이다. 군대를 갔다 와야 사람이 된다고 했는데, 다시금 그런 말이 유효한 시대를 기대해본다.
모세종 인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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