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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넘다 숨진 사람 2000년 이후 4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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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넘다 숨진 사람 2000년 이후 4만명"

입력
2014.09.30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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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지에서 전쟁과 가난을 피해 위험을 무릅쓰고 부유한 나라로 이주하다 목숨을 잃은 사람이 지난 2000년 이후 지금까지 무려 4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8명이 새 삶에 대한 희망을 피워보지도 못한 채 숨지고 있는 것이다.

국제이주기구(IOM)는 29일 발표한 보고서 ‘목숨을 건 여행:이주 중 숨진 사람을 좇아’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중 절반이 넘는 2만2,000명은 유럽으로 이주하려던 사람이다. 이외에 약 6,000명이 미국, 멕시코 사이에서 국경을 넘다 숨졌고, 약 3,000명은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과 인도양에서 목숨을 잃었다. 올해 들어 9월까지 숨진 사람은 모두 4,077명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해가 갈수록 사망자 수가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숨지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바다를 건너던 중 배가 침몰하는 등으로 익사하거나, 이주 중에 각종 범죄의 희생양이 되는 경우다. 이 같은 죽음의 위험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데도 이주 인구가 갈수록 늘고 있는 이유는 단 한가지다. 더 부유한 나라에서 일하고 살기 위해서다.

200쪽이 넘는 이 보고서는 2013년 10월 두 난파선에 타고 있던 400명 넘는 이주자들이 이탈리아 람페두사 섬 근처에서 숨진 사건을 기술하면서 시작된다. 이어 IOM은 이주자 사망률에 관한 최근 십 수년 동안의 각종 기록을 모아 정리했다.

보고서가 특히 문제 삼는 것은 이런 참사에 대한 국제사회의 무관심이다. 국제기구들 중에도 이 같은 죽음에 관심을 갖고 체계적으로 조사하거나 책임지려 하는 곳이 거의 없다. 가디언에 따르면 IOM 프랭크 라코 연구부장은 “각국은 국경 통제 관련 자료 수집에 많은 돈을 쓰지만 이주자들의 죽음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는 기관은 거의 없다”며 “이번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들에 통계 자료를 요청했지만 대다수 이주자들이 목표로 삼는 선진국들에서 응답 받기가 더 어려웠다”고 말했다. 보고서에 포함된 호주행 이주자의 죽음을 집필한 멜버른 모나쉬대학 범죄학자 린 웨버와 샤론 피커링은 “호주 정부나 각 주의 사법 당국이나 이주자 관리 기관에서는 국경 관련 사망률을 발표하지 않는다”며 “이주자 사망자 수를 파악하고 이들의 시신 회수가 중요하다는 점을 우선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보고서는 IOM가 진행해온 ‘잃어버린 이민자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이주자들이 직면하는 위험을 알리기 위한 것이다. IOM은 실제 사망자 수는 보고서에 담긴 통계 자료보다 더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많은 이주자들이 폭력과 성적학대 및 인신매매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각국 정부와 국제사회가 “이런 폭력을 중지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지후기자 hoo@hk.co.kr

김지수 인턴기자(숙명여대 미디어학부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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