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내부 출신 선임 기류 강해져
KB 사태는 다른 금융회사들의 최고경영자(CEO) 선임에도 적잖은 영향을 주고 있다. KB 사태가 낙하산 인사에서 비롯됐다는 비판이 비등해지면서 내부 출신 인사 선임 기류가 한층 강해지는 모습이다.
KDB대우증권은 최근 사장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를 꾸리고 차기 사장 인선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정통 금융맨 출신이었던 김기범 전 사장이 최대주주인 산업은행과 갈등을 빚다가 7월 말 중도 사퇴하자 후임 사장에는 산은 출신이나 관료 출신의 낙하산 인사가 올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KB사태 이후 사추위가 낙하산 인사를 배제하고 내부 출신 인사를 선임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증권은 10월30일 이사회를 열어 차기 사장 후보를 정한 뒤 11월 주주총회에서 최종 결정한다.
예금보험공사가 대주주인 SGI서울보증보험도 최근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차기 사장 인선 작업을 시작했다. 김병기 사장을 비롯해 역대 사장 대부분이 관료 출신 외부 인사였지만 최근 들어 내부 출신 인사들이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에 대한 거부감도 적지 않다. 금융권 고위 인사는 “출신이 어디든 연줄을 잡지 않고서는 CEO로 낙점되기 어려운 분위기”라며 “내부 출신이라고 낙하산 논란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고 지적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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