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텅 빈 무대로 생각하고 6개월 동안 준비했습니다.”
내달 4일 오후7시30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열리는 서울세계불꽃축제를 총괄하는 문범석 ㈜한화 불꽃사업본부 파트장은 불꽃축제를 지난한 준비 끝에 막을 올리는 뮤지컬로 비유했다.
실제로 원효대교와 마포대교 사이에 띄워진 30대의 바지선에서는 8,000문의 발사포가 동원돼 2시간 동안 11만여발의 형형색색 불꽃을 한강 위에서 쏘아 올릴 예정이다.
불꽃 발사를 위해서는 축제 장소가 가장 먼저 결정돼야 한다. 해상과 육상, 강가 등 상황에 따라 사용되는 불꽃의 높이와 안전거리, 화약의 종류 등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현장답사를 통해 풍향과 바람의 세기, 관객과의 거리 등을 파악해 가장 이상적인 장소가 선정된다. 장소가 결정되면 행사 성격과 관객 연령 등에 맞는 10곡 안팎의 음악을 선곡하고, 음악에 어울리는 발사 프로그램을 결정한다.
화약이 상공에서 폭발했을 때 보여주는 불꽃의 모양과 색깔, 높이 등을 결정하는 디자인 과정이 불꽃축제의 핵심이다. 불꽃 알갱이들이 하늘에서의 배열과 색깔에 따라 하트 모양, 나비, 꽃 등 다양한 모습을 결정한다. 색깔은 화약에 들어가는 금속성분의 비율을 조정해 결정하고, 높이는 발사포의 직경에 따라 조절한다.
불꽃 디자이너는 발사될 제품에 일일이 주소(address)를 부여해 해당 제품이 정확한 시간에 발사될 수 있도록 초 단위로 프로그램을 사전에 입력한다. 문 파트장은 “공연이 시작되면 ‘타임코드’라는 전파신호를 이용해 음악이 울리는 순간부터 원격으로 컴퓨터 발사기에서 신호를 보내 화약이 발사되고 터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불꽃뿐 아니라 레이저와 현란한 조명, 영상, 음향 등이 동원된 멀티미디어 불꽃 쇼가 대세다. 불꽃과 멀티미디어를 접목하면 관객에게 더욱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예술성도 높일 수 있다.
서울불꽃축제는 매년 가을 서울 밤하늘을 수놓는 대표적인 축제로 자리잡았으며 올해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영국과 중국, 이탈리아 등 4개국이 참여한다. 한국팀은 국내 최초로 50m 높이의 가상타워를 활용한 ‘타워불꽃쇼’를 공개하고, 전통 상징물인 태극과 부채불꽃도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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