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하청업체 개통기사들은 자영업자가 아닌 근로자라고 판정했다.
고용부는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협력업체 27개사 소속 개통기사 489명을 수시감독 한 결과, 19개사에서 일하는 332명은 근로자로 판정했다고 29일 밝혔다. 다만 하청업체와 개통기사 사이에 ▦근로계약이 아닌 도급계약을 맺고 ▦사업주의 지휘감독권이 없는 등 노무 관계의 전속성이 현저히 낮은 경우 근로자가 아니라고 판정했다. 개통기사 업무 전체를 외주한 2개사는 감독에서 제외됐다.
인터넷 신규 개통과 설치를 주 업무로 하는 개통기사는 업무 건당 수수료 방식으로 보수를 지급받기 때문에 근로자 인정 여부를 두고 그간 논란이 제기돼왔다.
고용부는 개통기사를 근로자로 판정한 데 이어, 이들을 비롯한 27개 협력업체 근로자 1,400여명에 대한 근로감독 결과 23개 업체의 부당노동행위를 적발했다. 이들 업체는 근로자 839명(위반 내용별 중복 집계)에게 연장ㆍ휴일근로ㆍ연차휴가 수당, 퇴직금 등을 누락하거나 최저임금을 준수하지 않는 등 총 4억9,192만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16개사는 서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고 3개사는 기재사항을 빠뜨리는 등 대다수 사업장이 기초고용질서를 지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고용부는 협력사들이 다음 달 말까지 적발된 노동관계법 위반 사항을 바로잡도록 조치하고 노사 협의나 교섭을 통해 합리적인 보수와 근무체계를 만들도록 지도할 예정이다. 수시감독을 받지 않은 사업장에 대해서도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인력운영체제 전반을 점검하고 개선토록 할 방침이다. SK브로드밴드는 84개 협력업체 3,200명, LG유플러스는 56개 협력업체 2,070명이 개통ㆍAS기사로 근무하고 있다.
권혁태 근로개선정책관은 “통신업계 하도급 업체들의 고용 관행에 문제점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며 “서면 근로계약 등 기초고용질서를 꼭 지키고, 노사가 합리적으로 교섭해 조속히 보수 및 근무체계를 정비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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