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활화산 온타케산 분화 3일째인 29일 일본 경찰과 자위대가 구조활동에 나섰으나 산정상의 유독가스 증가로 오후부터 수색이 전면 중단됐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나가노현, 기후현 경찰과 소방대, 자위대 등 구조대는 이날 아침부터 산 정상 등산로 등에 남겨진 심폐정지 상태의 등산객에 대한 구조활동을 재개, 심폐정지 상태의 6명을 추가로 발견했다. 이로써 사망자는 12명, 심폐정지 상태는 24명으로 집계됐다. 심폐정지는 폐와 심장 기능이 정지한 사실상 사망상태로, 의사의 사망진단이 내려지기 전 단계를 의미한다. 부상자는 40명에서 69명으로 늘었다. 자위대 관계자는 “가족과의 연락이 되지 않거나 온타케산 주변 주차장에 방치된 승용차 소유자 등을 바탕으로 집계한 행방불명자는 41명”이라고 밝혔다.
분화 당시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등산객들의 참혹했던 목격담도 나오고 있다. 구로노 도모후미는 분화후 날아온 돌덩이가 열풍 때문에 “죽는 줄 알았다”고 증언했고, 동료 5명과 함께 산행에 나섰던 니시자와 아키히코는 “쿵 하는 소리가 나더니 화산재가 비처럼 내렸다”며 “등산복이 순식간에 시멘트를 덮어 쓴 것처럼 회색으로 변했다”고 전했다.
인근 산장으로 몸을 피한 등산객중에서도 날아온 돌에 맞아 머리나 팔을 다친 채 피를 흘리는 등 부상자가 있었다. 산장안은 화산재와 함께 날아온 열풍으로 사우나실 같은 폭염과 싸웠으며 죽음을 직감한 듯 유서를 쓰는 사람, 가족에게 휴대전화로 메시지를 남기는 사람도 있었다.
회사원 야마모토 미치오는 “피난 도중 화산재에 파묻힌 등산객 2명의 다리가 보였다”며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온타케산에서 산장을 운영하는 세코 후미오는 “한마디로 지옥도였다”고 참상을 전했다.
일본 언론은 나가노현 등에 입산계를 제출한 등산객중 다수가 연락이 되지 않고, 입산계를 제출하지 않고 산에 오르는 사람도 있어 희생자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정상 부근에는 화산재가 50㎝가량 쌓인데다 유독가스가 증가하는 등 2차 분화의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이날 오전 수색에 나선 구조대는 오후 1시40분께 수색을 중단했다.
일본 기상청은 “이번 분화와 비슷한 규모의 분화가 또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화산재가 바람을 타고 나가노, 기후, 야마나시 등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계를 당부했다.
아베 신조 총리는 이날 야마타니 에리코 방재담당 장관에게 구조활동에 전력을 쏟고 화산활동 감시태세를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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