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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없으면 명함도 못 내미는 퇴직연금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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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없으면 명함도 못 내미는 퇴직연금 시장

입력
2014.09.29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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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들이 계열 보험사에 퇴직연금 물량을 대거 몰아주고 있는 것이 다시 한번 확인했다. “계열사가 없으면 퇴직연금 시장에서 명함도 내밀 수 없다”는 볼 멘 소리들이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28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김영환 의원실에 제출한 10개 보험회사별 퇴직연금 내부(계열) 거래현황에 따르면 6월 기준 현대라이프생명의 퇴직연금 전체 적립금 중 계열사 물량은 89.9%에 달했다. 전체 퇴직연금 시장의 50%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생명은 계열사 물량이 49.5%로 절반에 가까웠다. 롯데손해보험 46.5%, 삼성화재 34.6%, 흥국생명 27.5%, 동부생명 26.5%였다. 반면 계열사가 적은 교보생명은 계열사 물량이 1.9%에 불과했다. 한화생명도 2%로 낮았다.

금융당국은 대기업의 퇴직연금 계열사간 거래를 완화하기 위해 2012년 12월 계열사 적립금 비중 공시를 의무화했다. 하지만 사실상 계열사간 거래를 막을 수 있는 조치는 없는 상황. 업계는 2015년 3월 말까지 계열사의 퇴직연금 거래비율을 50%미만으로 조정할 방침이다.

김영환 의원은 “그룹 차원에서 계열 보험사에 퇴직연금을 몰아주면서 보험사는 땅 짚고 헤엄치기 식으로 몸집을 불려가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실제 퇴직연금 가입자들에게 불리한 계약이 체결되지는 않았는지, 부당 내부거래 소지는 없었는지 등을 금융당국이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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