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에 협력의사 밝힌 상징적 의미" 해석 속
반 총장에 이례적 친서 의미있는 변화 주목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리수용 외무상을 통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전달했다는 친서의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9일 한 국내 언론은 27일(현지시간) 제 69차 유엔총회에 참석한 이수용 북한 외무상이 반 총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초청의사가 담긴 김정은의 친서를 반 총장에게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친서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 관련기사 보기)
이에 대해 외교부는 “북한이 보낸 것은 친서라기 보다 일종의 답전으로서, 유엔 대변인 쪽에서도 반기문 총장에 대한 방북 추진 제안에 대해 “근거 없다”(totally groundless)는 답변 내용을 보내왔다”며 보도내용을 일축했다.
그러나 북한이 15년만에 처음으로 장관급인 리수용 외무상을 유엔총회에 보내면서 최고 권력자의 편지까지 지참해 보낸 사실이 공개되면서, 북한이 유엔과의 관계 개선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올해는 북한이 인권 문제를 둘러싸고 유엔과 그 어느 때보다 불편한 관계에 놓여 있어 김 위원장으로서는 어떤 방식으로든 유엔과의 관계 개선이 필요했을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실제로 유엔은 지난 2월 북한 인권조사위원회(COI)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해서 3월에는 인권이사회가 결의안을 채택했으며, 뉴욕에서 진행 중인 이번 제69차 유엔 총회에서도 북한 인권 개선 관련결의안을 채택하기 위한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런 이유로 어려운 입장에 처한 북한이 유엔과의 관계를 개선하고자 제스처를 취했을 것이라는 얘기이다.
유엔의 한 관계자는 "(친서에) 놀랄만한 내용이 있는 것은 아니며 의례적인 것"이라면서도 "앞으로 (북한 문제와 관련해) 유엔과 대화를 하겠다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북한이 유엔의 행보와 관련해 비난으로 일관해 왔던 점을 고려하면 나름대로 의미 있는 변화라고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반 총장에게 전달된 김 위원장의 친서를 지나치게 확대해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유엔의 다른 관계자는 "반 총장은 회원국의 건국기념일에 맞춰 축하 메시지를 보낸다. 9월9일에 맞춰 북한에도 메시지를 보냈다"면서 "김정은의 친서는 이에 대한 의례적인 답신"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편지 내용이 의례적이라고 하더라도 작년까지는 반 총장의 축하 메시지에 아무런 응답도 없었던 김 위원장이 올해에는 친서까지 주면서 장관급을 파견했다는 것 자체가 의미를 가진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디지털뉴스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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