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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아우토슈타트, 독창적 콘텐츠 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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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아우토슈타트, 독창적 콘텐츠 담아라"

입력
2014.09.2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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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0년 6월 개관 이후 누적 방문객 3000만명 눈앞, 세계적 자동차 테마파크로 각광

글로벌 홍보 책임자, 현대차에 조언 "자동차에 대한 모든 것 체험하고 미래 삶의 방식까지 제시해야"

폴크스바겐그룹의 자동차 테마파크 ‘아우토슈타트’의 ‘콘체르포룸’ 2층 ‘자동차 공정’구역에는 포르쉐, 아우디 등 그룹의 12개 브랜드 중 대표 차종 7대를 레이저로 절단해 자동차 속살을 자세히 볼 수 있다.
폴크스바겐그룹의 자동차 테마파크 ‘아우토슈타트’의 ‘콘체르포룸’ 2층 ‘자동차 공정’구역에는 포르쉐, 아우디 등 그룹의 12개 브랜드 중 대표 차종 7대를 레이저로 절단해 자동차 속살을 자세히 볼 수 있다.

‘아우토슈타트’의 ‘콘체르포룸’ 로비에 지구본을 본 뜬 큰 조형물이 걸려 있다.
‘아우토슈타트’의 ‘콘체르포룸’ 로비에 지구본을 본 뜬 큰 조형물이 걸려 있다.

아우토슈타트(Autostadt, 자동차도시라는 뜻의 독일어). 현대자동차그룹이 10조원이 넘는 돈을 투자해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를 차지한 후 ‘한국판 아우토슈타트’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해 새삼 주목 받은 폴크스바겐 그룹의 자동차 테마파크다.

폴크스바겐 아우토슈타트 대외 홍보 책임자 리노 산타크루즈
폴크스바겐 아우토슈타트 대외 홍보 책임자 리노 산타크루즈

25일(현지시간) 독일 중북부 볼프스부르크에 자리잡은 아우토슈타트에서 만난 글로벌 홍보책임자인 리노 산타크루즈 박사는 현대차의 포부에 대해 “우리는 3년 넘게 아우토슈타트를 통해 무엇을 얘기할 지 깊이 고민했다”며 “그저 멋진 전시장이 아니라, 자동차와 미래 사회에 대한 현대차의 철학과 색깔을 담은 독창적 콘텐츠를 담아야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아우토슈타트는 2000년 6월 개관 이후 다음달 누적 방문객 3,000만 명 돌파를 눈 앞에 둔 관광명소로 자리잡았다. 지은 지 15년이 됐지만 해 마다 평균 200만명 이상이 찾고, 100명 중 9명은 해외에서 올 만큼 세계적으로 유명해 진 비결을 묻자 산타크루즈 박사는 “자동차 테마파크는 자동차에 대한 모든 것을 체험하고, 미래의 삶의 방식을 제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우토슈타트에서 기자는 ‘글로벌’과 ‘지속가능성’이라는 두 주제를 폴크스바겐 만의 색깔로 풀어내려는 노력들을 곳곳에서 찾을 수 있었다. 우선 폴크스바겐그룹의 비전을 보여주는 전시관인 ‘콘체른포룸’ 로비에 걸려 있는 지구 모양의 조형물에 볼프스부르크의 위도(52.43N), 경도(10.79E)가 새겨져 있다. 가이드는 “폴크스바겐이 지구촌의 일원으로 책임감을 가지고 환경, 식량 등 지구적 문제를 고민하고 해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상징”이라고 설명했다.

로비 중앙 바닥의 투명 유리 아래 설치된 80개의 지구본도 이채로웠다. 고 백남준씨의 제자였던 문화인류학자 잉고 귄터씨의 프로젝트 작품인데 지역 별 ▦자동차 사고 사망자 비율 ▦이산화탄소 배출량 ▦굶어 죽는 아이들 통계 수치 등이 담겨있고 해 마다 새로운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레벨 그린’이라는 이름의 전시 공간에는 지역별 물 부족 상태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게 하는 등 갖가지 환경 관련 리포트를 영상으로 만들어 전시했다.

산타크루즈 박사는 “아우트슈타트 안 10개의 레스토랑에서 쓰는 식재료는 모두 하노버, 볼프스부르크 등 인근 지역 농가에서 유기농으로 재배했다”며 “지역 농가와 상생하는 동시에 환경에 대한 문제 의식을 보여 주기 위한 작은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끊임없이 새로운 주제를 고민하고 전시 공간의 변신을 추구하는 점도 눈에 띄었다. 2주 전 새로 문을 열었다는 ‘자동차 공정(AUTO WERK)’ 구역은 폴크스바겐 골프GTI부터 포르쉐 파나메라S E-하이브리드, 벤틀리 플라잉스퍼, 슈코다 옥토비아, 세아트 레온,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아우디 A6까지 그룹 산하 12개 브랜드의 대표 차량 7개를 공업용 레이저로 절단해 자동차의 속살을 자세히 볼 수 있게 했다. 바로 곁에는 자동차 회사가 좀처럼 공개하지 않는 실제 생산 공정을 담은 영상을 틀고 있었는데, 기자가 영상으로 찍으려고 하자 직원이 부리나케 달려와 “촬영이 안 된다”고 제지했다. 또 2년 전까지 전시품을 팔던 1층 공간을 줄이는 대신 어린이 놀이시설과 교육 공간을 늘렸고, 그룹관 밖에는 새로 인수한 포르쉐의 브랜드 홍보관도 문을 열었다.

산타크루즈 박사는 “관람객의 반응에 맞춰 콘텐츠를 진화시켜야 한다”며 “처음 문을 열 당시 투자 금액이 약 4억3,500만유로(약 5,800억원)였지만, 지금까지 누적 투자액은 약 9억유로(약 1조2,000억원)로 늘었고, 운영비의 20~30%는 여전히 그룹에서 지원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그룹 역시 한전 부지에 마련할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끊임 없이 막대한 비용이 들 것이란 점을 시사해주는 대목이다.

그 뿐 아니다. 아우토슈타트를 벤치마킹하겠다는 현대차 관계자들은 “12개 브랜드를 거느린 폴크스바겐그룹과 달리 현대기아차는 브랜드가 2개 뿐이며 역사도 길지 않아 콘텐츠를 뭘로 채울지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는 크리스티안 불만 폴크스바겐 제품 홍보이사의 쓴소리를 귀담아 들어야 할 것이다.

볼프스부르크=글ㆍ사진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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