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류에 밀린 친박계도 세 결집 본격화
새누리당 비(非)박근혜계가 당내 주요 활동에 전면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친(親)박근혜계도 물밑에서 결집을 위한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 전당 대회 이후 목소리를 잃은 친박계가 내년 차기 원내대표 선거와 20대 총선 공천심사위원회 구성 단계에 들어가기 전까지 당내 입지를 되찾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다.
당 내 대표적인 친박계 의원 모임인 ‘국가경쟁력강화포럼’이 지난 25일 두 달여 만의 세미나를 갖고 활동을 재개했다. 2013년 11월 친박계 의원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첫 모임을 가진 이 포럼은 두 달에 한 번 경제 관련 강의를 듣는 모임이지만 7ㆍ14전당대회를 전후로 활동이 뜸했다. 그러나 최근 다시 세미나를 개최한 데 이어 내달 중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을 초청해 ‘한국 경제의 문제점과 나아갈 방향’을 놓고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여기에 직전까지 당 사무총장을 맡았던 홍문종 의원도 친박 의원을 주축으로 통일ㆍ경제 연구 목적의 연구모임을 결성해 내달 중 발족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친박계의 움직임은 최근 당 주요당직과 보수혁신특별위원회 인선 과정에서 비박계인 김무성 대표가 친박계를 배제하는 등 친박 ‘색채 빼기’전략에 대해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선 주자 급인 김문수 전 경기지사의 당내 복귀를 지켜본 친박계로선 세 결집의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비박계가 ‘문무(김문수ㆍ김무성) 합작’을 통해 차기 총선과 대선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과 달리 친박계는 목소리를 한 데 모을 수 있는 구심점 역할을 할 인물이 없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단적인 예로 친박계 유기준 의원과 홍 의원이 김 전 경기지사가 혁신위원장을 맡자 “당내 의견 수렴이 부족했다”며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지만 당내에서 어떠한 동력도 받지 못했다. 친박계 한 초선 의원은 “대표적인 친박 인사들이 현 정부 내각 자리로 빠진 상황에서 당내 모임을 활성화해서라도 의견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지 않느냐”고 설명했다.
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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