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년 화맥 이어온 '남종화의 산실', 허문 화백 인사동서 '호소전' 개최
전남 진도의 명승지인 운림산방(雲林山房)의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 등재가 추진된다.
운림산방은 200년 화맥을 이어온 남종화의 산실이다.
진도군은 28일 운림산방 화맥을 이어온 임전 허문(74) 화백이 서울 인사동 아라아트 전시장에서 운림산방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호소하는‘붓질 오십년’전을 다음달 8일부터 14일까지 갖는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회 부제는‘이제는 유네스코로’다.
허 화백은“운림산방이 3대째 만두만 빚어도 요란 법석을 떠는 일본에 있었다면 벌써 유네스코에 선정돼 세계적인 미술관으로 거듭났을 것”이라면서“이번 전시회는 일회성 행사가 아닌 유네스코로 가는 기점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지구 상에는 수많은 미술관이 있다. 그러나 한 가문에서 일가직계(一家直系)로 조손대대(祖孫代代) 화맥을 이어가는‘살아있는 미술관’은 운림산방 뿐이다”며 “입버릇처럼 자랑하고 다녔다”고 강조했다.
최근 서울과 목포 등지에서 진도출신 향우회를 중심으로 200여년간 5대에 걸쳐 8명의 화가를 배출했고 6대까지 이어온 운림산방을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려는 모임이 활성화되고 있다.
현재 운림산방은 남종화의 대가인 소치 허련(1808∼1893)이 말년에 거처하며 후학을 키우고 여생을 보낸 화실로 지난 1982년 소치의 손자 남농 허건이 복원 기증했다.
주변경치가 좋은 운림산방은 지난해 8월에는 국가지정 명승 제80호로 지정되면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미술사적 성지로 발돋움했다.
허 화백은 전시회를 앞두고 운림산방 화맥과 전통을 보존하고자 총 320페이지에 이르는 도록(300부 ·한정판매·10만원)을 제작했다. 그가 24세 때 그린 소장 자작품(28점)을 비롯해 최근 작품(37점)과 그동안 틈나는 대로 쓴 '미니 자서전', 운림산방 이야기 등이 담겼다.
1대 소치(小痴·1808∼1893) 작품(20점), 2대 미산(米山·1861∼1938) 작품(19점), 3대 남농(南農·1908∼1987) 작품(21점), 임인(林人·1917∼1942) 작품(19점) 등 운림산방 4대 5인의 작품 142점이 수록된 화집이다.
한편 남종화는 인격이 고매하고 학문이 깊은 사대부가 수묵과 담채를 사용해 그린 간단하고 온화한 그림으로 알려졌다.
박경우기자 gw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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