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中 공자학원 美 대학서 퇴출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中 공자학원 美 대학서 퇴출

입력
2014.09.28 16:01
0 0

"학문 자유 짓밟는 中 정부 선전도구" 미국 내 다른 대학에도 영향 줄 듯

공자 탄신 2,565주년인 28일 중국 산둥성 취푸시 공묘에서 제례가 열리고 있다. 취푸=신화 연합뉴스
공자 탄신 2,565주년인 28일 중국 산둥성 취푸시 공묘에서 제례가 열리고 있다. 취푸=신화 연합뉴스

중국이 자국의 전통문화 홍보를 위해 정력적으로 전세계에 열고 있는 공자학원에 대해 미국 명문대학이 처음으로 퇴출 결정을 내렸다. 미국 내에서는 공자학원이 민주주의를 탄압하는 중국 정부의 이미지를 물타기 하는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시카고대는 지난 25일 성명에서 29일 계약 만료 이후 공자학원과 계약을 갱신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카코대는 최근 중국 언론에 ‘공자학원 본부가 강경하게 나가자 대학측이 이에 굴복해 공자학원을 유지하기로 했다’는 식의 보도가 나온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대학교수들이 최근 각 대학에 공자학원 폐쇄를 요구하는 등 공자학원이 해외 진출 10년 만에 미국에서 철수할 위기를 맞는 상황에서 시카고대의 결정은 미국 내 다른 대학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시카고대 교수 100명은 지난 5월 “공자학원이 중국 정부의 선전 수단으로 활용되면서 학문적 자유를 짓밟고 있다”며 학교측에 공자학원 폐쇄를 청원했다. 4만7,000명의 회원을 둔 미국대학교수평의회도 지난 6월 미국 100개 대학에 공자학원 퇴출을 요구하는 성명을 내는 등 공자학원 퇴출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앞서 캐나다 맥매스터 대학은 지난해 7월 중국 정부가 불법으로 규정한 모든 단체 소속자를 제외해야 한다는 채용 규정이 캐나다 인권 규정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공자학원을 폐쇄했다.

공자학원은 중국 교육부 산하인 국가한판(國家漢辦)이 관리하는 기관으로, 2004년 11월 서울 양재동에 세계 최초로 개설된 뒤 123개국에 465개의 공자학원이 설립돼 있다. 미국에는 시카고대를 비롯해 스탠퍼드대와 컬럼비아대 등 100개 대학에 개설됐다. 공자학원은 중국어와 중국 문화를 전파한다는 명목으로 운영된다.

하지만 미국, 캐나다에서는 중국 정부의 감독과 지원금을 받는 공자학원이 ‘획일적이고 폐쇄적’이라는 중국 사회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며 중국 정부와 공산당의 선전 도구로 활용돼 학문의 자유를 해친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미 싱크탱크도 보고서에서 공자학원이 중국이 펼치는 정치전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운동이나 티베트 문제 등을 공자학원에서 언급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학문의 자유와 배치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파이 활동의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혹도 있다.

하지만 중국은 국가 사업으로 공자학원을 계속 늘려 나간다는 계획이다. 최근 인민일보는 추가로 70여개국 400여개 기구에서 공자학원을 유치하길 희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지난 27일 제1회 ‘공자학원일’ 기념식 치사에서 “세계 각국이 창조한 찬란한 문화는 인류 공동의 소중한 재산”이라며 “공자학원은 중국의 것일 뿐 아니라 세계의 것”이라고 역설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