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구 182km‘사이클의 마라톤’28년 만에 금메달
장경구(24ㆍ코레일사이클링팀)가 아시안게임에서 28년 만의 한국 사이클 남자 개인도로 금메달을 따냈다.
장경구는 28일 인천 송도사이클도로코스에서 열린 대회 남자 개인도로 경기에서 182㎞를 4시간7분52초에 주파, 26개국 출전선수 48명중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김용미가 여자 개인도로 금메달을 수확한 이후 12년 만의 종목 금메달이자 남자 선수로는 1986년 서울 대회의 신대철 이후 28년 만이다.
‘사이클의 마라톤’이라고 불리는 개인도로는 지구력이 강점인 장경구에게 안성맞춤이다. 비교적 늦은 고교 3학년 때 페달을 밟은 장경구는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경험을 살렸다. 11년간 스케이트를 타며 다진 탄탄한 하체와 지구력이 아시아 정상으로 이끈 원동력이었다.
장경구는 전국동계체전 3관왕에 오를 만큼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 촉망 받았지만 강원체고 3학년 때 사이클로 진로를 바꿨다. 당시 스케이트와 사이클을 병행하며 사이클이 적성에 더 맞는다는 판단을 내렸고, 선수 생명을 더 오래할 수 있다는 이점도 고려했다. 실제 스피드스케이팅은 전성기를 누릴 나이가 20대 초중반인 반면 사이클은 불혹의 사이클러 조호성(서울시청)처럼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하면 오래 페달을 밟을 수 있다.
장경구는 2008년 전국체전 고등부 개인도로에서 2위를 차지하며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이어 2010년 국내 도로일주 ‘투르드 코리아’에서 박성백(29ㆍ국민체육진흥공단), 장선재(30ㆍ대한지적공사) 등 간판 선수들을 제치고 개인종합 7위를 차지해 한국 선수 중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그 해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중반까지 선두를 달리다가 막판에 덜미를 잡혀 입상에 실패했다.
장경구는 광저우 대회 실패를 계기로 다시 한번 자신을 채찍질했다. 이로 인해 올해 투르드 코리아에서 산악구간 점수를 가장 많이 쓸어 담아 산악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올 초 열린 강진투어와 가평투어에서는 다른 선수들을 큰 차이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해 상승세를 그렸으며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로 화룡점정을 찍었다.
장경구는 경기 후 “광저우 대회 이후 노력을 많이 했다”며 “꿈이 현실이 돼 기쁘다. 더 성장해서 올림픽까지 도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박성백은 4시간14분29초로 16위에 그쳤다. 4년 전 광저우 대회에서 1위에 오르고도 규정 위반으로 실격된 박성백은 이번에도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인천=김지섭기자 oni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