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수용, 반 총장에 김정은 친서 전달
북한 리수용 외무상은 27일 “미국의 대(對) 조선 적대시 정책이 완전히 없어져 우리 자주권, 생존권에 대한 위협이 제거된다면 핵 문제는 풀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69차 유엔총회 회원국 대표연설에서 북한 핵 문제에 대해 “평화와 안전의 문제이기 이전에 한 회원국의 생존권과 자주권 문제”라며 “그 무엇과 바꿀 흥정물이 아니다”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리 외무상은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인권이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게 인권에 대한 가장 큰 유린”이라며 “북한의 국가 주권을 인정하지 않는 미국이 우리의 인권을 걸고 넘어지는 것은 위선”이라고 비판했다. 한미합동 군사훈련에 대해서도 “남의 나라 수도를 점령할 목표로 하여 상륙작전, 장거리 핵 폭격 등 전쟁 연습을 하는 것은 결코 방어적인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북한 유엔대표부 자성남 대사는 “당분간 북미 대화는 물론 남북 대화가 이뤄질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특히 15년만에 북한 외무상이 미국을 방문한 이번 유엔총회 중 리 외무상을 포함한 북측 인사가 미국측과 만날 수도, 만날 계획도 없다고 설명했다.
자 대사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의 면담을 위해 이날 오후 리 외무상과 함께 유엔본부로 들어서는 과정에서 한국 언론과 만나, “리 외무상이 미국측과의 만남을 시도했으나 거절 당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한국과 미국으로부터 대화 제의가 있었느냐’는 질문에도 “전혀 없었다”고 대답했으며, “6자 회담을 포함한 대화 재개 등 모든 것은 미국의 태도에 달렸다”고 주장했다.
한편 반 총장과의 면담에서 리 외무상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했다. 반 총장은 내용이 알려지지 않은 친서를 전달 받은 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등 모든 현안은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