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은 27일 서아프리카 에볼라 참사를 현대사회의 가장 참혹한 질병 재난 가운데 하나라며 그 감염 추세와 규모에 비해 의료인력과 병상, 장비가 얼마나 턱없이 부족한지를, 몇 개의 다급한 통계 숫자로 알렸다.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기니 나이지리아의 감염환자 약 2,900 명이 현재 누울 병상이 없어 치료를 못 받고 있고, 여러 국가가 약속한 병상 증설이 당장 이뤄지더라도 2,000여명 분이 부족하다 등등.
이번 에볼라의 첫 환자가 확인된 지 28일로 만 6개월이 됐다. 백신은 맘 먹는다고 뚝딱 만들어낼 수 없는, 의학적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시설과 의료진이 지금도 저렇게 부족하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현대사에 기록될 더 참혹한 비극은 에볼라 자체보다 저 현실일지 모른다. 세계는 시장일 때만 지구촌이다.
미국이 라이베리아 수도 몬로비아 공항 인근에 25개 병상 규모의 의료시설을 짓기로 하면서 기술진과 취재진이 몰렸고, 라이베리아 소년은 그들에게 팔겠다며 껍질 깐 오렌지를 들고 나왔다.
최윤필기자 proose@hk.co.kr 몬로비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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