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에서 서쪽으로 200㎞ 떨어진 나가노(長野)현과 기후(岐阜)현 사이 온타케산(御嶽山ㆍ해발 3,067m)이 27일 화산 폭발을 일으켜 가을 등산객 30명 이상이 숨지는 참사가 났다. 일본 기상청은 분화 직전까지 화산활동을 파악하지 못하고 경계수준을 전체 5단계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유지해 인명피해를 불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온타케산은 27일 오전 11시53분께 7년만에 분화했다. 분화와 함께 정상 부근에서는 화산재와 돌, 열풍, 유화수소 등이 대량 분출됐다. 분화 10여분 전까지도 조짐이 전혀 없어 입산이 허용돼 몰려든 등산객들은 분화 직후 혼비백산해 화산재에 묻혔다가 빠져나오면서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거나 골절을 당했다. 열풍을 들이마셔 기도가 손상된 사람도 있었고 날아오는 화산돌에 맞아 머리와 팔다리를 다친 사람도 있었다. 나가노현 경찰은 온타케산 정상 근처에서 발견된 부상자 중 30여명이 심폐정지 상태이며 부상자도 다수라고 밝혔다.
온타케산은 이날 분화로 화산재가 한때 상공 1㎞까지 피어올랐고 분화 연기가 남쪽 경사면을 따라 3㎞ 이상 흘러내리는 장면이 확인됐다. 산 둘레에 감시 카메라가 설치돼 있지만 화쇄류(분화 때 화산재와 가스 등이 뒤섞여 산을 타고 흘러내리는 현상)는 파악불가능한 상태다. 일본 기상청은 분화 직후 경보 수준을 입산금지인 3단계로 올렸다. 분화 연기가 3,000m에 이를 경우 나가노와 기후는 물론 인접한 시즈오카(靜岡) 야마나시(山梨)현도 화산재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온타케산은 1979년에도 중간 규모의 분화가 발생해 산기슭의 농작물에 피해를 줬고, 가장 최근에는 2007년 3월 소규모 분화가 있었다. 일본에서 분화 가능성이 있어 기상청이 24시간 감시하는 산은 온타케산을 포함해 모두 47곳이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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