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새벽 기습 출두 후 3시간가량 조사…혐의 일부 시인
골프 라운딩 중 경기진행요원(캐디)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 새누리당 상임고문인 박희태(76) 전 국회의장이 27일 새벽 경찰에 기습 출석해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강원지방경찰청 성폭력 특별수사대는 박 전 의장이 이날 오전 4시 30분께 출석해 3시간가량 조사받고 오전 7시 30분께 귀가했다고 밝혔다.
박 전 의장은 지난 11일 오전 10시께 원주시의 한 골프장에서 지인들과 라운딩 중 담당 캐디 A(23·여)씨의 신체 일부를 수차례 접촉하는 등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박 전 의장을 이날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수행원 1명만을 대동하고 경찰에 출두한 박 전 의장은 변호인의 도움 없이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의장은 경찰 조사에서 성추행 혐의에 대해 대체로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박 전 의장은 경찰 조사에서 '피해 여성이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는 점에 대해서는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성추행의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담당 경찰은 "박 전 의장을 충분히 조사한 만큼 추가 조사 계획은 없다"며 "이번 조사에 앞서 박 전 의장이 피해 여성과 합의했지만, 성추행 사건 수사와는 별개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사건 발생지역 담당 검찰인 춘천지검 원주지청으로 이 사건을 송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지난 16일 박 전 의장에게 '10일 이내에 출석해 조사를 받아라'는 내용의 1차 출석요구서를 발송했다.
박 전 의장은 출석 요구 만료일인 지난 26일 오후 8시께 경찰에 출두할 예정이었으나, 현장에 있던 취재진을 발견하고 되돌아가 조사가 이뤄지지 못했다.
이에 따라 박 전 의장의 조사는 경찰의 1차 출석요구서 만료 시한을 하루 넘겨 이뤄진 셈이다.
결국, 이날 새벽 전격적으로 이뤄진 경찰의 기습적인 조사에 대해 '박 전 의장 봐주기 수사 아니냐'는 비난 여론이 거세질 전망이다.
한편 피해 여성인 A씨는 '박 전 의장과 원만히 합의했으며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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