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은 싸이가 유튜브를 통해 거둔 것보다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다.”
김상헌 네이버 대표는 지난해 11월 박근혜 대통령의 영국 순방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 자리에서 “웹툰이야말로 아이디어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부가가치를 창출한 창조경제의 대표 사례”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의 말처럼 웹툰은 온라인 세상을 뚫고 나와 영화부터 게임, 이모티콘에 이르기까지 활동 영역을 무한 확장하고 있다. 더 이상 ‘애들이나 보는 만화’ 취급 받던 예전의 콘텐츠가 아닌 것이다.
웹툰이 가장 활발하게 활용되는 분야는 영화다. 웹툰이 처음으로 영화화된 건 2006년 강풀이 그린‘아파트’다. 기대보다는 낮은 64만명이 봤지만 이후 웹툰의 영화화에 물꼬를 텄다. 이후 2010년 윤태호의 ‘이끼’ 가 340만명을 불러모으며 웹툰 영화화에 가능성을 보여줬다. 더불어 강풀 원작의 두 영화 ‘이웃사람’과‘26년’이 각각 200만 명을 넘는 호성적을 기록, 웹툰이 충무로에 정착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 ‘은밀하게 위대하게’(HUN)처럼 7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히트 작품도 나오면서 최근에는 인기 웹툰의 경우 연재가 끝나기도 전에 영화 관계자들이 앞다퉈 러브콜을 보내는 추세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상은 스크린을 넘어 안방에도 속속 안착했다. 최예지의 ‘닥치고 꽃미남밴드’, 원수연의 ‘메리는 외박 중’ 등은 이미 전파를 탔다. 누적 조회수 6억 건을 돌파한 윤태호의 인기 웹툰 ‘미생’은 지난해 모바일 영화로 제작돼 조회수 30만 건을 돌파한 데 이어 드라마로도 제작, 내달 17일 tvN에서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이종범의 ‘닥터 프로스트’, 순끼의 ‘치즈인더트랩’ 등도 현재 드라마 제작을 진행 중이다.
이처럼 웹툰이 영상물의 원작으로 특히 각광받는 이유는 영화 콘티(대본)처럼 이미 컷 분할이 이뤄져 있어 활자보다 쉽게 화면으로 옮길 수 때문이다. 웹툰으로 작품성과 흥행성이 검증됐다는 점도 중요하게 작용한다.
이 밖에 웹툰은 ‘혈액형에 관한 간단한 고찰’(박동선) ‘미호이야기’(혜진양) 등이 애니메이션으로, ‘와라 편의점’(지강민)이 게임으로 제작돼 인기를 끌고 있다.‘삼봉이발소’(하일권)‘새끼손가락’(이익수)은 연극 무대에 올랐고, ‘후유증’(김선권) ‘무한동력’(주호민)은 웹드라마로 탈바꿈해 시청자들과 만났다. ‘흡혈고딩 피만두’(탐이부) 등은 주요 캐릭터가 이모티콘으로 제작돼 카카오톡, 라인과 같은 모바일 메신저에서 쓰이고 있다.
웹툰의 무한변신은 이제 해외로 무대를 넓혀가고 있다. 영국 영화제작사 페브러리필름은 ‘3단합체 김창남’(하일권)의 판권을 사갔고, ‘신과 함께’(주호민)는 일본 게임업체 스퀘어에닉스에 게임 판권을 판매했다. 이들이 판권 수출 물꼬를 튼 만큼 앞으로도 해외로 진출하는 웹툰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서희기자 s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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