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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들 일벌백계 해달라" 윤일병 아버지, 법정서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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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들 일벌백계 해달라" 윤일병 아버지, 법정서 절규

입력
2014.09.27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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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목숨을 주어서 아들이 살아 돌아올 수만 있다면 백번이라도 죽고 싶은 심정입니다.”

육군 28사단 윤모 일병의 살인사건 6차 공판이 진행된 26일 오후 경기 용인 3군사령부 보통군사법정에서 윤 일병의 아버지 윤모(63)씨가 그동안 꾹꾹 눌러온 절규를 쏟아냈다. 그는 “가해자들을 일벌백계해 군 가혹행위를 뿌리 뽑아달라”고 재판부에 눈물로 호소했다.

이날 재판에서 윤씨는 이미 이 세상에 없는 아들을 대신해 피해자 증인신문에 나섰다. 재판 내내 침착함을 잃지 않았지만 미리 준비해온 7장짜리 유인물을 읽을 땐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그는 “의정부성모병원에서 마주한 아들의 모습은 인공호흡기에 의지해 약하게 뛰고 있는 심장, 머리부터 다리까지 온몸을 덮고 있는 검푸른 멍. 아들은 손을 잡고 이름을 목놓아 불러도 손가락 한마디 움직이지 못했다”고 말했다. 윤씨는 “마흔이 넘어 얻은 귀한 아들이 죽음에 이르기까지 당했던 수십일 간의 고통을 생각하면, 아무것도 해주지 못한 제가 하늘나라에서 어떻게 아들을 볼 수 있을지 미안하고 또 미안할 따름”이라고 오열했다.

그는 피고인들 처벌과 양형에 대해 “범행을 주도한 이모 병장은 법률이 허락하는 한도 내에서 가장 엄중한 처벌을 내려달라”며 “아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가해자들을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청석 곳곳에서는 깊은 탄식과 흐느낌이 번졌다. 재판 내내 눈물을 흘리던 윤 일병의 어머니는 방청석에서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울부짖었다. 윤씨는 “언제부터 군대가 나라가 아닌 제 몸을 지켜야 하는 곳이 됐느냐”며 군을 향한 쓴 소리로 진술을 끝맺었다.

검찰과 변호인측은 윤씨에게 모두 아무 질문을 하지 못했다. 숙연해진 법정에서 재판장은 “군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점에 대해 부끄럽고, 안타깝고,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윤 일병 살인사건의 다음 재판은 8일 오후 1시에 열린다.

용인=김기중기자 k2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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