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TV, 김정은 건강 첫 언급… 정부 "심각한 증세는 아닌 듯" 분석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25일 열린 최고인민회의(제13기 2차)에 불참하는 등 23일째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건강 이상설이 확산되는 가운데 북한 매체가 김 1위원장에 관해 처음으로 ‘불편하신 몸’이라고 언급해 주목된다.
조선중앙TV가 25일 방영한 기록영화에 따르면 김정은이 지난달 초 남포시 천리마 타일공장을 현지 지도할 당시 다리를 심하게 절룩거리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며 “불편하신 몸이시건만 인민을 위한 영도의 길을 불같이 이어가시는 우리 원수님”이라고 칭송했다. 기록영화는 또 김정은이 폭염에도 다리를 절며 무거운 제품을 직접 들어 보이는 모습을 보여주며 “자신의 노고는 아랑곳 않으시고 오히려 노동자들의 건강을 걱정해주신 경애하는 원수님”이라고 찬양했다.
북한 매체가 김정은의 몸이 불편한 상태라고 시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선중앙TV는 이 기록영화를 25일 최고인민회의 녹화 영상을 내보내기 2시간 전인 오후 6시에 방영했다. 이는 최고인민회의가 가지는 ‘북한 헌법상 최고주권기구’라는 상징성에도 김정은이 이례적으로 불참한 데 대해 주민들이 불안감에 빠질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또 김정은이 절룩거리며 걷는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주면서 그의 몸이 불편하다고 시인한 것 역시 그의 건강을 둘러싼 근거 없는 억측이 난무하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부는 김정은의 거듭된 잠행과 관련해 건강 이상설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두고있다. 정부 관계자는 “김정은이 최근 다리를 번갈아 가면서 저는 모습을 보였는데 6~8월 왕성한 활동으로 발목 질환이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며 “비만으로 인한 통풍이나 관절염을 앓을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심각한 증세는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최근 독일, 러시아, 스위스 등 서방 정형외과 의사들이 김정은 치료를 위해 북한에 들어간 사실이 정보 당국에 포착되기도 했다. 또 다른 정부 당국자는 “김정은이 3일 모란봉 악단 공연 관람 이후 공식석상에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있지만, 18일 청년동맹 초급일꾼대회에 서한을 발송하고 24일에도 김정일 동상 설립 근로자에게 감사 전달을 하는 등 업무를 계속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승임기자 cho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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