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부터 태극마크, AG 2연속 3관왕 영예… 이번 AG 노 골드 그쳤지만 총 20개 최다 메달로 감동
2004 아테네 올림픽부터 2014 인천 아시안게임까지 10년간의 물길 대장정이다.
박태환이 26일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혼계영 400m 경기에서 한국의 네 번째 영자(泳者)로 나서 3분39초18의 기록으로 중국(3분31초37), 일본(3분31초70)에 이어 동메달을 합작했다. 박태환은 이로써 이번 대회 7개 종목에 나서 은메달 1개, 동메달 5개를 수확해 아시안게임 한국 선수 최다 메달(20개) 리스트 대기록을 남겼다. *관련기사 6면
박태환(25ㆍ인천시청)이 물살을 가른 지난 10년은 환호와 시련으로 가득했다. 4세 때 천식 치료를 위해 처음 수영장을 찾은 박태환은 중학교 3학년이던 2004년 태극마크를 달고 아테네 올림픽에 출전했다.
하지만 어린 나이에 나선 올림픽 무대는 너무 버거웠다. 자유형 400m에서 긴장한 나머지 준비 신호를 출발 신호로 착각해 경기를 치러보지도 못하고 짐을 쌌다. 박태환은 당시 충격을 2006 도하 아시안게임 3관왕으로 극복했다. 자유형 200m와 400m, 1500m를 석권하며 1982년 뉴델리 대회 최윤희 이후 24년 만의 3관왕 쾌거를 이뤘다.
박태환의 폭풍 성장은 멈출 줄 몰랐다. 2년 뒤 베이징올림픽 자유형 400m에서 세계를 제패했다. 아시아 변방의 18세 소년이 동양인으론 체형상 불가능하리라 던 자유형을 석권하자 세계 수영계가 발칵 뒤집어졌다. 박태환은 여세를 몰아 2010년 광저우대회에서 아시안게임 2연속 3관왕(100mㆍ200mㆍ400m)에 올라 최고의 영예를 누렸다.
2006년 이후 좌절을 몰랐던 박태환은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실패를 맛 봤다. 400m 예선 실격 판정 번복이 리듬을 깨트렸다. 마음을 추스르지 못한 박태환은 결승에서 중국의 쑨양에게 밀려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때마침 후원사가 계약을 포기해 홀로서기를 해야 했다. 박태환은 그러나 수영 선수로는 전성기가 지났다는 평가를 비웃기라도 하듯 지난달 호주에서 열린 팬퍼시픽선수권대회 400m에서 4분43초15로 시즌 세계 1위 기록을 작성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하지만 박태환은 정작 금메달을 기대했던 아시안게임에서는 노골드에 그쳤다. 자신의 이름을 딴 수영장에서 펼쳐지는 첫 메이저 국제 대회 홈 경기라 심적 압박이 상당했다.
실제 박태환은 매 경기후 “너무 힘들다”며 피로감을 호소했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역영으로 아시안게임 통산 최다 20개(금6, 은4, 동10)의 메달을 획득해 국민들에게 감동을 전했다.
박태환은 2년 뒤 리우 올림픽을 바라본다. 하지만 수영선수로 ‘환갑’을 지난 나이로 볼 때 회의적인 시각이 더 우세하다. 박태환은 실제 지난 6월 “일단 아시안게임을 잘해야 한다”면서 “인천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야 리우 올림픽도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팬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며 “그래서 수영하는 시점까지 최선을 다하고, 아시안게임 이후 즐겁게 수영하고 싶다”고 밝혔다.
인천=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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