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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없는 좋은 馬로 성장하는 법 전수합니다

입력
2014.09.26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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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서 딸과 경주마 육성조련술 강연

뇌 과학 이용, 말 본성 존중하는 훈련... "경주마 조련기술이 경마 수준 높여"

26일 제주 렛츠런팜에서 재클린 앤 드 메릭(오른쪽)과 딸 알렉산드라가 EBH 기법을 이용한 새로운 개념의 기승순치법을 시연하고 있다. 한국마사회 제공
26일 제주 렛츠런팜에서 재클린 앤 드 메릭(오른쪽)과 딸 알렉산드라가 EBH 기법을 이용한 새로운 개념의 기승순치법을 시연하고 있다. 한국마사회 제공

24일 렛츠런팜 서울 목장에서는 조금 특별한 초빙 강사들이 국내 경주마 육성조련기술인 ‘기승순치’에 대한 강의ㆍ시연을 진행하고 있었다. 기승순치 전문가 재클린 앤 드 메릭(Jacqueline Ann de Mericㆍ53)씨와 그녀의 딸 알렉산드라 드 메릭(Alexandra de Mericㆍ30)씨가 그 주인공. 두 모녀는 대표적 순치프로그램인 깃발훈련을 직접 선보였다. 기승순치란 아직 한번도 사람을 태우지 않은 어린 말을 사람이 탈 수 있도록 순하게 조련시키는 것을 말한다. 깃발을 이용해 1년생 망아지의 눈과 등, 옆구리 등을 지속적으로 자극하는 방법인데, 강한 자극에도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도록 천천히 유도하는 것이다.

모녀의 깃발 훈련은 기승순치법 중에서도 EBH(증거기반마술) 프로그램이다. 뇌 과학을 이용한 기법인데, 말의 사고가 사람의 사고와 어떻게 다른지를 뇌 신경학에 근거해 이해하는 새로운 기술이다. 쉽게 말하면 ‘말의 본성을 이해하고 존중해 주는 것’이다. 기존 방법으로는 평균 30~60일이 걸리는데 반해, EBH 기법을 이용하면 약 1주일 이내로 기승순치 기간이 단축된다. 시간ㆍ비용도 절감되지만 무엇보다 말이 받는 스트레스가 크게 줄어들어 좋은 말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재클리씨는 “경주마뿐만 아니라 승용마 조련에도 효과적”이라고 했다.

미국 플로리다 마누덴 목장(Manuden Farm) 주인이기도 한 재클린씨는 이 기술을 세계 곳곳에 전수하면서 매년 150마리 이상을 기승순치 한다. 남자들도 길들여지지 않은 말을 다루기가 쉽지 않은데 벌써 14년째 딸과 함께 거친 일을 하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할아버지와 함께 목장에서 자란 그녀는 말 전문병원 자원봉사, 말 수술 보조사 등 말에 관한 다양한 일을 해 왔다. 이후 1998년 EBH의 창시자인 ‘마틴 블랙’에게서 기술을 전수받은 뒤 2000년부터 EBH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다. 딸 알렉산드라 역시 “엄마 뱃속에서부터 말을 탔다”고 할 정도로 말 사랑이 대단하다.

재클린씨의 한국과의 인연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1년 한국마사회 해외 원정마로 미국에 진출, 이듬해인 2012년 첫 우승을 기록한 ‘필소굿’이 재클린씨의 손길을 거쳤다. 당시 필소굿의 미국 내 적응을 위한 기승순치를 재클린씨가 담당했다. 알렉산드라는 “한국의 경마시설을 둘러보니 세계적 수준을 갖추고 있다”며 “경주마 조련기술의 향상이 한국 경마의 전체적인 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마사회는 지난해부터 EBH 기반 기승순치 프로그램의 국내 도입을 준비해 올해 본격 시험 운영 중이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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