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군에 1년마다 저선량 CT, 기존 X선검사 등은 폐지 골자
"미국의 가이드라인에 맞춰져 국내 임상 현실 반영 못해"
갑상선암에 이어 폐암에 대한 검진권고안 초안이 나왔다. 고위험군에게는 1년마다 ‘저선량 컴퓨터단층촬영(Low-dose CTㆍLDCT)’을 권고했다. 하지만 가슴 X선 촬영과 혈청 종양표지자 검사는 폐암검진 때 활용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폐암검진 관련 데이터 부족 등 국내 임상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권고안 확정이 시기상조라는 비판이 없지 않다.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 국가암검진권고안제개정위원회가 공동으로 최근 서울대병원 암연구소에서 ‘폐암 검진 효과와 권고안’을 주제로 ‘제50회 암정복포럼’을 개최했다.
미국국립암연구소에서 발표한 NLST(National Lung Screening Trail)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마련된 폐암 검진권고안 초안의 주 내용은 55~74세 연령자 가운데 흡연력이 30갑년(월 1갑 이상의 담배를 30년 피운 사람) 이상이고, 금연 기간이 15년 미만인 폐암 고위험군 대상자에게 1년마다 폐암검진을 위해 LDCT를 하라고 권고했다.
다만 고위험군에 해당해도 폐암 등 악성 종양의 병력이나 12주 이내 호흡기감염력, 객혈, 원인 미상의 체중 감소와 같은 폐암으로 의심되는 증상이 있고, 체력이 부실한 이는 검진 대상에서 제외된다. 또한, 가슴 X선 검사, 객담 세포진 검사, 혈청종양표지자 검사는 효력이 없으므로 검진 목적으로 권고하지 않는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이날 권고안 초안을 발표한 장승훈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NLST 권고안을 바탕으로 시뮬레이션한 결과, 최적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국가 암 검진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좀 더 논의가 필요하지만 폐암 조기 발견에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김혜영 국립암센터 영상의학과 박사는 “LDCT의 폐암 검진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전문 자격을 갖춘 방사선사가 16채널 이상의 다중검출기를 통해 절편 당 최대 2.5㎜ 이하로 촬영해야 하며 판독은 상근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오는 12월 발표될 가이드라인에 맞춰 시행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조홍준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대한금연학회장)는 “권고안 초안이 국내 실정에 맞춰지기보다 미국 NLST 가이드라인을 그대로 베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어 아쉽다”며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강경호 고려대 의대 호흡기내과 교수는 “우리나라 결핵 유병률이 높아 서구에 비해 위양성 병변이 높고 판독경험이 축적된 전문가도 부족한 실정인데, LDCT의 높은 위양성률이 오진이나 의료사고로 받아 들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폐암 검진권고안 초안은 관련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 연말 안에 최종 권고안을 만들 계획이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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