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의관·검찰관 위증 공모 혐의도
윤 일병 어머니 "군이 우릴 속여"
28사단 윤 일병 집단구타 사망사건의 유가족과 군 인권센터는 25일 사건 수사책임자들에 대한 고소장을 국방부 검찰단에 제출했다.
유가족들은 “윤 일병 사건을 담당한 3군사령부 보통검찰부가 지난 2일 살인죄로 공소장을 변경하면서 사인 역시 질식사에서 ‘과다출혈에 의한 속발성 쇼크사와 좌멸증후군’으로 바꾸었다”며 “수사, 부검, 기소 등 전 과정에서 일어났던 사인 축소·은폐를 인정한 것으로 책임자 처벌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고소대상은 ▦28사단 헌병수사관 ▦28사단 헌병대장 ▦28사단 본부중대 의무지원관 유모 하사 ▦국방과학수사연구소 법의관(부검의) ▦28사단 검찰관 등 5명이다.
군의 사건 축소ㆍ은폐를 공론화했던 가해자 하모(22) 병장의 변호인인 김정민 변호사는 “의무지원관 유 하사는 윤 일병이 연천군 보건의료원에서 국군양주병원과 의정부 성모병원으로 이동하는 내내 따라다니며 ‘입 안에 음식물이 많았다’는 허위사실을 양주병원 의무기록지에 기재하게 만들고 성모병원에서는 양주병원 관계자인양 ‘윤 일병이 떡을 먹었다’고 진술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와 공무원자격사칭 혐의가 있다”고 말했다.
국방과학수사연구소 법의관은 부검감정서에 ‘민간병원 의사가 입안에 음식이 가득했다고 한다’, ‘민간병원 의사가 사인을 질식사라고 했다’는 근거없는 내용을 기재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의관과 검찰관이 증인신문에서 말을 맞췄다는 혐의도 고소장에 포함됐다. 법의관이 증인신문에서 “석션(흡입)은 기도 부분에 음식물이 차 있었기 때문에 그것을 제거한 것”이라고 답변하자 검찰관은 이를 추궁하기는커녕 오히려 “질식사의 강력한 증거”라며 질식사로 사인을 유도했다는 것이다.
유가족 측은 또 윤 일병이 연천군 보건의료원에 도착 당시 심정지 상태였는데도 심장과 맥박이 뛰고 있었다는 허위사실을 수사보고서에 기재한 의혹이 제기된 28사단 헌병수사관은 허위공문서작성 혐의로, 28사단 헌병대장은 직무유기 혐의로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족은 ▦28사단 법무참모 ▦육군본부 고등검찰부장 ▦육군본부 법무실장 ▦육군본부 헌병실장 ▦6군단 헌병대장 ▦28사단 전 사단장 ▦6군단장도 조사해 그에 합당한 징계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일병의 어머니 안모(59)씨는 “28사단이 처음에 사고가 난 뒤 ‘우리는 한 편이다’, ‘한 가족이다’라고 말해 변호사 선임도 하지 않고 100% 믿었다”며 “그런데 축소 수사가 이뤄진 지금 생각해보니 우리를 기만하고 속인 것이었다”고 말했다.
박소영기자 sosyo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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