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이 더블트랩 세계신기록 우승…단체전서는 은메달 남자 50m 소총복사 단체전 은ㆍ박봉덕 개인전 동
사수 김미진(35ㆍ제천시청)은 소총 선수로 사격을 시작했다. 하지만 한국체대 재학 시절 좀처럼 성적을 내지 못했다. 좌절만 맛본 채 결국 선수생활을 접고 대학원에 진학했다. 공부에 전념하던 그가 다시 총을 잡은 것은 태릉 클레이사격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부터였다. 일반인을 상대로 클레이 사격을 가르치면서 부쩍 재미를 느낀 것이다.
클레이 종목은 트랩과 더블트랩으로 나뉜다. 경기 방식은 과녁에 명중시키는 소총과 달리 날아가는 표적을 맞혀야 점수를 쌓는다. 김미진이 남다른 소질을 보이자 남편 손상원(41) KB국민은행 감독은 더블트랩 입문을 권유했다.
김미진은 2005년 종목 전향을 결정했다. 남편은 서울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김미진은 충북 증평의 친정 집에 살면서 제천시청 훈련장과 집을 오가며 훈련에 매진했다. 그 노력으로 2006년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다. 소총 선수 시절에는 상상도 할 수 없던 일이었다.
김미진은 그 해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더블트랩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했다.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는 단체전 은메달을 수확했다. 그리고 안방에서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그 동안 손에 넣지 못했던 개인전 금메달을 세계신기록까지 세우며 획득했다.
김미진은 25일 화성 경기종합사격장에서 열린 대회 사격 여자 더블트랩 개인전에서 110점을 기록, 108점을 쏜 중국의 장야페이를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그는 또 이보나(31ㆍ한화갤러리아), 손혜경(38ㆍ제천시청)과 함께 나간 단체전에서도 314점으로 중국(315점)에 이어 은메달을 따냈다.
김미진은 값진 성과를 올린 뒤 아들 연호(6)를 끌어 안으며 기쁨을 나눴다. 연호군은 태극기와 총이 그려진 그림에 ‘아시안게임, 총, 엄마 파이팅’을 적어 엄마를 응원했다. 김미진은 “아들이 그림을 그려줘 기쁘고, 합숙 기간 떨어져 있는 시간이 길었는데 잘 견뎌줘 고맙다”고 말했다. 아내의 금메달을 곁에서 지켜 본 남편 손 감독은 “정말 열심히 해 얻은 결과”라며 “아내가 쏜 기록 중에 역대 최고 기록으로 우승했다는 것이 더 자랑스럽다”고 기뻐했다.
한편 박봉덕(41ㆍ동해시청)은 남자 사격 50m 소총 복사에서 186.6점을 기록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앞선 단체전에서 유재진(IBK기업은행), 권준철(국군체육부대)과 함께 은메달을 따냈던 그는 이날만 메달 2개를 수집했다. 인천=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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