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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 앉지 않은 박 대통령과 아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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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 앉지 않은 박 대통령과 아베

입력
2014.09.2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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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기조연설 취소로 회동 불발, 朴 스페인 국왕 등과 연쇄회담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를 계기로 관심을 모았던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회동이 불발됐다.

유엔본부 주변에서는 두 정상의 회동 여부가 주요 관심사 중 하나였다. 두 정상은 나란히 23일(현지시간) 오후 유엔 기후정상회의 기조 연설에 나서게 돼 있어 회의장에서 조우할 가능성도 거론됐으나 아베 총리가 기조 연설을 취소하고 불참하면서 끝내 회동은 무산됐다. 일본 정부는 기자들에게 유엔 본부와 주변 행사장에서 박 대통령을 우연히 만나는 것 이외에 적극적으로 만남을 추진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정상은 24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주최 비공식 조찬 리셉션 등에 동시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조우했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의 24일 유엔총회 기조연설 때는 리수용 외무상 등 북한 대표단이 회의장 맨 앞에 자리를 잡고 연설을 청취하는 모습이 포착돼 눈길을 끌었다. 북한 대표단의 좌석은 회의 참가국들 간 제비 뽑기를 통해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박 대통령이 리 외무상 등의 면전에서 북한 핵 포기와 북한 인권 개선을 촉구하는 모양새가 됐다.

앞서 박 대통령은 유엔 무대 데뷔 첫날인 23일 두 시간 단위로 여섯 개의 외교 일정을 소화하는 강행군을 이어갔다. 박 대통령은 빡빡한 일정과 시차 때문에 링거를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유엔 기후정상회의 기조 연설을 끝낸 뒤 이집트와 우간다, 스페인 정상과 연쇄 양자 정상회담을 가졌다. 박 대통령은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과의 양자 회담에서 “워킹 홀리데이 협정을 체결해 인적 교류를 확대하고, 인천_마드리드 간 항공 노선을 중ㆍ남미로 연장하는 문제 등을 긴밀히 협의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박 대통령은 이집트 압델 파타 알 시시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는 한국 기업의 이집트 경제 개발 계획 참여 문제와 중동 정세 전망을 논의했다. 청와대는 당초 터키와도 정상회담을 추진했지만 일정 등 문제로 성사되지 않았다.

이날 오후 유엔 기후정상회의 기후재정 세션에는 박 대통령이 공동 의장 자격으로 참석했다. 청와대는 이날 열린 기후 재정 세션을 계기로 인천에 사무국을 유치키로 한 녹색기후기금(GCF)의 초기 재원으로 민간과 공공 분야를 합해 200억 달러 기여를 약속 받았다고 밝혔다. 이날 세션 개회식에는 박 대통령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김용 세계은행 총재가 함께 참석, 한국인 출신 3명이 의장단석에 나란히 앉아 있는 장면을 연출해 눈길을 끌었다.

박 대통령은 또 이날 오후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의 신임 의장에 추대된 인도네시아 유도요노 대통령이 취임하는 행사에서 축사를 통해 “한국은 전지구적 도전인 기후 변화를 부담으로만 생각하지 않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할 기회라고 생각하는 발상의 전환을 했다”고 강조했다. 개도국의 기후 변화 대응 방안과 녹색 성장 전략을 논의하는 GGGI는 한국이 설립을 주도한 뒤 적극 지원하고 있는 국제기구여서 박 대통령이 초대된 것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뉴욕=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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