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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연구 활성화 된 분야가 효과, 교수 실력에 수강생 열성 더해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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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연구 활성화 된 분야가 효과, 교수 실력에 수강생 열성 더해져야

입력
2014.09.2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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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do you experimentally induce long-term depression in hippocampal cells(해마 세포의 장기간 저하 현상은 실험에서 어떻게 유도하나요)?”(학생)

“The researcher gives a very low frequency electrical stimulation to the presynaptic neuron(연구자가 매우 낮은 빈도의 전기 자극을 시냅스 전(前) 세포에 가하면 됩니다).”(교수)

23일 오후 서울 중앙대 서라벌홀에서 열린 심리학과 ‘인지신경과학의 기초’ 수업 시간. 수강생 40여명은 조수현 교수가 설명하는 인간의 기억체계에 귀를 기울이며 열띤 질문을 이어갔다. 여느 심리학 전공수업과 다른 점은 교재, 시각물, 교수의 설명 등이 모두 영어로 진행되는 강의라는 것. 인간의 신경기관을 공부하는 과목이라 해마(뇌 신호 전달 기관), 뉴런(신경 단위) 등 생물학 전문용어가 강의 전반에 걸쳐 등장했지만 교수도 학생도 수업 진행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

성공적인 영어강의의 조건은 무엇일까. 우선 심층 내용을 다루는 전공수업일수록 교수의 유창한 영어구사 능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조 교수의 경우 2008년 미국 UCLA에서 인지신경과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2011년까지 3년간 스탠포드대에서 박사 후 과정도 밟았다. 덕분에 조 교수는 영어로 심리학을 강의하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다. 조 교수는 “영어로 수업을 하면 내용을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하는 작업이 추가되기 때문에 강의 준비시간이 우리말로 할 때보다 몇 배 더 걸린다”고 말했다.

대학이 영어강의에 적합한 과목을 선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가령 해외 연구가 활성화 된 분야라면 어차피 영어로 된 해외논문을 다수 참고해야 하는 만큼 강의를 영어로 하는 게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해외 학술대회에 논문 발표를 해야 하는 학생들 입장에서도 영어강의가 도움이 된다. 조 교수는 “전공에 대한 이해를 돕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인 만큼 영어보다 우리말이 효율적이라면 영어강의를 고집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수강생은 영어강의일수록 개념에 대한 이해를 미리 철저히 준비하고 와야 수업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중앙대생 최재혁(25ㆍ심리학과 3년)씨는 “단순히 영어를 잘 한다고 해서 영어강의를 소화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주요 개념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없다면 단어를 제대로 듣더라도 내용을 알아들을 수 없는 만큼 수강생은 학문에 대한 탄탄한 기본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교수의 외국어 능력뿐만 아니라 영어강의에 적합한 과목의 선정, 수강생들의 관심까지 3박자가 맞아떨어져야 한다는 것이 대학 구성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장재진기자 blan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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