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민주당의 차기 유력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공개적으로 칭찬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 중인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뉴욕 시내에서 열린 ‘클린턴 글로벌 이니셔티브’(CGI) 자선재단 행사 연설을 통해 “(1기 집권 때 경선 경쟁자였던) 클린턴 전 장관에게 국무장관을 맡아달라고 요청한 것은 대통령으로 내린 최상의 결정 중 하나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클린턴 전 장관이 재임 때 보여준 특별한 리더십에 항상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농담조로 “클린턴 전 장관이 재임 중 업무 때문에 외국출장을 많이 다녔고, 거기 (고생한 것)에 대해 내가 아직 갚아야 할 빚이 있다”면서 “퇴임 후 좋아 보여 다행이다. 이전보다 훨씬 건강하고 여유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클린턴 가문 주최 행사라는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오바마 대통령이 힐러리 전 장관을 공개적으로 칭찬한 것은 정치적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최근 워싱턴 정가에선 외교정책을 둘러싼 갈등으로 둘의 관계가 껄끄러워졌다는 얘기들이 나돌았다. 일각에선 둘이 오해를 풀고 관계를 회복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내놓는다.
클린턴 전 장관은 지난달 10일 언론 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시리아 정책을 ‘실패’라고 규정한 뒤 ‘멍청한 짓은 하지 마라’는 오바마의 외교독트린에 대해 “위대한 국가는 원칙을 수립하는 게 필요하다. ‘멍청한 짓은 하지 마라’는 원칙이 아니다”라고 공개 비판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논란이 일자 이틀 뒤 오바마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공격할 의도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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