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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장남자 하면서도 살 안뺐는데 하루 한끼 콩 다이어트해요"

입력
2014.09.2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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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체실험 당하는 군인 역할, 연기 몰입하기 위해 직접 경험

프리실라ㆍ헤드윅 출연에 연말 개막할 라카지 캐스팅

살인적 스케줄에도 "감사하죠"

두 편의 뮤지컬 무대를 공연하면서도 '보이첵'을 위해 맹연습 중인 김다현은 극 중 배역을 완벽히 소화하기 위해 최근 5kg을 감량했다. LG아트센터 제공
두 편의 뮤지컬 무대를 공연하면서도 '보이첵'을 위해 맹연습 중인 김다현은 극 중 배역을 완벽히 소화하기 위해 최근 5kg을 감량했다. LG아트센터 제공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판이다. 일주일에 이틀은 뮤지컬 ‘프리실라’ 공연을 하고 이틀은 ‘헤드윅’ 무대에 선다. 남은 시간은 다음달 9일 개막하는 뮤지컬 ‘보이첵’ 연습에 매진한다. 여기에 올 연말 개막할 뮤지컬 ‘라카지’에도 캐스팅됐다. 배우 김다현의 살인적인 스케줄을 보면 ‘이게 가능하기는 한가’라는 의구심이 든다. 그러나 정작 그는 “할 만하다”며 “여기저기서 불러줘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한다. ‘프리실라’ 속 트렌스젠더에서 ‘보이첵’의 군인으로 변신 중인 김다현을 서울 오금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세상에 다이어트가 이렇게 힘든지 몰랐어요.”

카페에 들어선 김다현의 외모는 여전했지만 볼이 홀쭉해졌다. 그간 주로 여장남자 역할을 하면서도 다이어트를 해본 적이 없는 배우가 오히려 군인 역할 때문에 살을 빼야 한다니, 아이러니다. 김다현이 다이어트를 결심한 이유는 ‘보이첵’ 속 역할이 가난 탓에 생체실험에 임하는 병사 역이기 때문이다. 피폐하고 처절한 모습을 그려야 하는 역할이다. 그는 “하루에 한 끼만 제대로 먹고 다른 한 끼는 콩만 먹으며 나머지 한 끼는 굶는다”며 “지금까지 총 5, 6㎏을 뺐다”고 말했다.

그가 몸을 만들기 위해서만 다이어트를 하는 것은 아니다. 극 중 군의관의 명령에 따라 매일 완두콩만 먹고 사는 보이첵은 정신착란 증세를 보인다. 김다현은 “피실험자처럼 생활한다면 몸 상태가 어떻게 될지, 심리나 정서는 어떻게 변할지 직접 경험해보고 싶었다”며 “무대에서 보이첵이 겪는 불안정과 환청 등은 풍요로운 일상을 유지해서는 절대 나올 수 없다”고 말했다. 일종의 메소드 연기를 위한 준비인 셈이다.

배역과의 동질성을 유지하기 위해 이렇게까지 노력하는 것은 그가 배우생활을 길게 내다본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간 김다현은 ‘여자보다 더 예쁜’ 외모 덕에 성적소수자 캐릭터를 주로 맡았고 ‘라카지’를 통해 다시 비슷한 성격의 역할로 돌아간다. 이미지가 국한될 수 있는 상황에서 ‘보이첵’은 연기의 저변을 넓히는 중요한 변곡점이다. 김다현은 “주변에서 캐릭터가 고정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데 ‘보이첵’과 ‘라카지’ 무대에 연달아 올라 ‘어떤 작품이 오더라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다’는 인상을 심어주고 싶다”고 했다.

말뿐만이 아니다.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는 와중에도 그는 매일 공연을 녹음해 그날 밤 자신의 연기를 체크한다. 그는 “공연 여러 개를 동시에 하다 보면 자칫 기계적으로 연기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그것을 방지하려는 것”이라며 “몸이 기억하고 있을 때 체크해야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보이첵’은 ‘명성황후’와 ‘영웅’을 연출한 윤호진(66) 에이콤인터내셔널 대표가 8년간 공을 들인 작품이다. 윤 대표는 김다현의 대학 은사이기도 하다. ‘페임’ 이후 10년 만에 은사와 다시 호흡을 맞추게 됐다. 김다현은 “연기를 배우던 학생으로 돌아간 것 같다”며 “윤호진 대표가 ‘보이첵의 감정만 생각해도 땀이 나올 수 있도록 정서를 만들라’고 말씀하셨는데 이 어마어마한 주문에 답하기 위해 진짜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웃었다.

박주희기자 jxp93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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