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녹색기후기금에 1억 달러 기여하겠다”
유엔 기후정상회의 기조연설로 유엔 무대 데뷔
이집트 우간다 스페인 정상과 양자 정상회담

박근혜 대통령이 23일 오전(현지시간) 유엔 기후정상회의에 참석해 “녹색기후기금(GCF)에 앞으로 최대 1억 달러(약 1,040억 원)까지 기여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기조 연설을 하는 것으로 다자 외교의 꽃이라 불리는 유엔 무대에 데뷔했다.
● “녹색기후기금에 1억 달러 기여”
박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기후변화 협약 체제 하에서 중추적 재원 기구로 출범한 GCF에 대한 조속한 재원 충원은 2015년 새로운 기후 체제가 출범할 수 있는 중요한 동력이므로 (각국의) 많은 참여를 기대한다”며 1억 달러 기여 계획을 밝혔다. GCF 사무국을 인천 송도에 유치한 우리 정부는 이미 5,000만 달러를 공여하기로 한 만큼 추가 5,000만 달러를 기여하겠다는 것이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특별기금인 GCF을 중심으로 한 기후정상화 논의는 선진국들이 재정 지원에 소극적 태도를 취해 난항을 겪고 있다. 박 대통령의 이날 언급은 적극적 공여를 통해 GCF 사무국 유치 효과를 높이고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논의에서 주도권을 가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2100년까지 기온 2도 상승 억제라는 인류 공동 목표를 이루려면 모든 나라들이 역량과 여건에 부응하는 기여를 해야 한다”며 “한국도 2020년 이후 새로운 기후 체제 하에서의 기여 방안을 내년 중에 제출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기후변화 대응을 부담이 아닌 기회로 인식하는 발상의 전환이 중요하다”면서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 창출 기회로 인식하고 에너지 신산업에 적극 투자하면 세계는 미래를 이끌어 갈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석기시대는 돌이 없어져서 끝난 게 아니다”는 비유도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이날 116개국 정상이 참석한 기후정상회의 중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주재하는 제1세션에 참석해 다섯 번째 연설자로 나서 5분 40초간 영어로 연설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이날 1세션에 참석해 28번째 연설자로 나섰다. 박 대통령이 끈질기게 정상회담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아베 총리와 유엔 회의 기간 중 조우하게 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유엔 총회 연설 주목
박 대통령은 이어 이집트와 우간다, 스페인 정상과 연달아 양자 회담을 갖고 활발한 유엔 외교를 펼쳤다. 박 대통령은 25일까지 뉴욕에 머물며 유엔 총회 기조 연설을 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정상급 회의와 글로벌 교육우선 구상 고위급 회의 등에 참석한다. 박 대통령의 뉴욕 방문 일정의 하이라이트가 될 유엔 총회 기조 연설에서는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동북아 평화 구상을 설명하고 북한의 진정성 있는 태도 변화를 촉구하면서 국제 사회의 이해와 공감대를 넓혀갈 계획이다.
이에 앞서 박 대통령은 22일 캐나다 국빈 방문을 마치고 뉴욕으로 이동해 첫 일정으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남북관계와 국제사회 기여 계획 등에 대해 논의했다. 박 대통령은 “8월 북한측에 제2차 고위급 회담 개최를 제의했고 북측의 호응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남북한이 만나 현안 과제들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 사무총장은 “작은 부분부터 차근차근 협력을 이루어 나가며 마음을 열어 가는 것이 좋은 방안”이라고 화답했다.
뉴욕=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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