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싱 구본길 2관왕 칼 빼든다
“단체전이 남았다.”
구본길(25ㆍ국민체육진흥공단)은 지난 21일 경기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남자 펜싱 사브르 결승이 끝난 뒤 “아직 할 일이 있다”고 말했다. 대표팀 동료 김정환(31ㆍ국민체육진흥공단)을 꺾고 대회 2연패에 성공한 직후였지만, 진짜 기쁨은 나중에 누리겠다는 의미였다.
단체전이다. 4년 전 광저우에서 한국 대표팀은 중국의 텃세에 밀려 단체전 정상 등극에 실패했다. 구본길과 함께 김정환, 오은석, 원우영이 출전했지만 석연치 않은 판정 속에 44-45, 1점 차 패배를 당했다.
당시 구본길은 마지막 주자였다. 이번 대회와 마찬가지로 개인전 금메달 이후 단체전에 출전해 에이스 임무를 맡았다. 그러나 44-44에서 종만(중국)에게 뼈아픈 공격을 허용해 은메달을 따는 데 만족했다. (억울해서) 한 동안 경기장을 떠나지 못했다.
구본길은 24일 고양체육관에서 4년 전의 아픈 기억을 지우고자 한다. 광저우 때와 마찬가지로 김정환, 오은석, 원우영 등과 호흡을 맞춰 금빛 찌르기를 시도한다. 이번에도 결승에서 맞붙을 유력한 상대는 중국. 제대로 설욕한다는 각오다.
구본길의 선배 은메달리스트 김정환도 “개인전에서 구본길과 후회 없이 멋진 승부를 펼쳐 기분이 좋다. 사실 우리의 첫 목표는 개인전 보다는 단체전 금메달”이라며 “4년 전 1점 차로 아쉽게 금메달을 놓쳤다. 한국에서는 반드시 정상에 오르겠다”고 이를 갈았다.
여자부에선 ‘늦깎이’ 첫 금메달을 목에 건 전희숙(30ㆍ서울시청)이 플뢰레 단체전에서 내친김에 2관왕을 노린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