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급 간부, 건설업자들과 룸살롱 출입
민간업체 법인카드 소지도 드러나
4급 서기관은 공용차량으로 출퇴근
국토교통부 공무원들의 기강해이가 도를 넘었다. 1급 간부가 업체 관계자로부터 룸살롱에서 술 접대를 받는가 하면, 4급 서기관은 공용차량을 버젓이 출퇴근에 이용하다 적발되는 등 기강 해이 사례가 잇따라 드러나고 있다.
국토부 감사관실은 23일 최근 도태호 전 기획조정실장이 민간 건설업자들과 부적절한 술자리를 가진 것을 확인, 지난 18일자로 대기발령 조치 후 감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 과정에서 한 업체의 법인카드를 소지하고 있던 사실도 밝혀내 추가 조사를 실시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관실에 따르면 도 전 실장은 이달 초 서울 강남의 한 유흥주점에서 민간 건설업체 대표 등 3명과 술을 마셨다. 당시 술자리는 한 업체 퇴직 간부의 환송회를 겸한 자리로 저녁 식사 후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도 전실장이 업체 법인카드는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국토부는 파악하고 있다. 현재 도 전 실장은 “술자리에 참석한 이들은 15년 이상 된 친구들이며 술자리 전 식사 비용은 본인이 냈다”고 해명하는 상황. 이에 국토부는 이날 모임의 정확한 동기와 직무관련성 등을 면밀히 조사해 ‘국가공무원법’ 상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했는지 여부 등을 따져 조만간 징계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기강해이는 이 뿐이 아니다. 국토교통위원회 강동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따르면,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소속 A 서기관은 지난해 7월 한달 간 자신의 출ㆍ퇴근길에 공용차량을 이용해 총 912㎞를 운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A 서기관은 출장 신청을 하지 않은 채 공용차량을 타고 근무지인 세종시에서 경기 용인시의 자택으로 퇴근한 뒤 다음 날 서울에 있는 사무소로 출근했다.
당시 제보를 통해 사실을 파악한 국토부는 곧바로 감사를 벌여 A 서기관에 대해 경고 처분을 내렸다. 강동원 의원은 “국토부 직원이 이 정도라면 산하기관에서 운영중인 수천대의 공용차량 역시 사적으로 남용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강력한 처벌로 공직기강을 확립해 더 이상의 혈세낭비를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