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가 북극곰의 식단까지 바꾸었다. 뉴욕타임스는 지구온난화로 북극곰의 주 먹이가 바다표범에서 흰 기러기로 바뀌고 있다고 23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북극곰의 수도’라고 불리는 캐나다 북동부 허드슨만의 환경을 수십 년간 관찰해 온 로버트 록웰 박사는 북극곰들이 흰 기러기와 흰 기러기 알들을 먹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록웰 박사는 북극곰 한 마리가 4일 동안 1,200개의 기러기 알을 먹는 것을 본 적도 있다고 밝혔다.
북극곰은 여름이 되면 얼음이 녹는 해안을 떠나 육지로 이동한다. 육지로 올라간 북극곰들은 이른바 ‘걷는 휴면’이라고 불리는 에너지 절약형 생활을 한다. 지구온난화로 얼음이 빨리 녹으면서 북극곰의 해안 활동도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북극곰이 일년 동안 육지에서 활동하는 기간이 30년 전보다 평균 30일 길어지면서 주 먹이인 바다표범을 해안에서 사냥할 기회도 적어졌다. 예전보다 이른 시기 육지 생활을 시작하면서 흰 기러기가 새로운 먹이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흰 기러기의 번식 시기가 북극곰의 달라진 육지 이동 시기와 겹치는 점도 흰 기러기가 대체 먹이가 된 주요 이유다. 허드슨만 안쪽 케이프 처칠 반도에는 약 75,000쌍의 흰 기러기가 살고 있고, 이들은 북극곰들을 위한 풍부한 식량 공급원이 되고 있다.
북극곰이 바다표범대신 흰 기러기를 먹는 것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북극곰 보호 단체장 스티븐 암스트럽은 “북극곰들이 기러기를 먹으면서 영양분을 보충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부족한 영양소의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는 없다”고 록웰 박사 연구보고서에서 주장했다.
김지수 인턴기자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3년)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