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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의 상처와 눈물 외면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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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의 상처와 눈물 외면하지 않겠다"

입력
2014.09.23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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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인협회 문정희 신임회장

“꽃과 나비를 노래하기보다…사회의 상처와 고통, 눈물을 외면하지 않고 정확한 언어로 노래하는 시인단체의 역할을 하고 싶다.”

이달 초 한국시인협회 신임회장에 취임한 문정희(67) 시인이 23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향후 사업계획과 포부를 밝혔다. 김종철 전 회장의 타계로 제40대 회장에 오른 문 시인은 2016년 3월까지 한국시인협회를 이끌게 된다.

문 회장은 김 전 회장이 준비하던 문예지 발간을 구체화하고 한국 시의 세계화를 위한 새로운 사업들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11월 발간될 시문예 전문지 ‘시인불멸’은 협회 창립 이후 57년 만에 처음 선보이는 잡지로, 반연간지 형식으로 시작해 계간지 혹은 월간지 형태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편집위원으로는 김요일, 박정대, 박상순, 김이듬, 박후기, 김도언, 황병승 등이 참여한다.

한국 시의 세계화를 위한 한·중 시인대회, 한국 프랑스 수교 130주년 기념 시낭송회, 한국 이탈리아 시인 시낭송회 등도 준비 중이다. 11월에는 한국 시인들의 시를 영어로 번역해 해외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영문 홈페이지도 열기로 했다. 문 회장은 “한국 문학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어디 내놓아도 거침이 없다”며 “세계 문학이 더욱 풍성해지도록 한국 문학이 역할을 할 수 있는 시점에 오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서울 지하철 스크린 도어에 쓰여진 시를 교체하는 사업도 추진키로 했다. 문 회장은“사람들이 (지하철을 타면) 모두 모바일을 들여다보는 상황에서 개중에 좋은 시도 있지만 마치 노란 개나리 종이꽃처럼 가화(假花)가 꽂혀 있는 것도 있다”면서 “싱싱한 생화”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문 회장은 "쓰레기 더미처럼 많은 정보의 흙탕물 속에서 시가 가진 본래의 향기가 이 사회에 크게 한 자리해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이 있다"는 말로 각오를 대신했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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