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아람(28ㆍ계룡시청)은 인천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1초 오심 이미지를 지우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2012 런던 올림픽 4강에서 독일의 브리타 하이데만과 맞붙어 5-5로 맞선 연장 종료 1초를 남기고 상대 공격을 연달아 막았지만 경기장 시계가 1초에서 멈춰진 탓에 네 번째 공격을 허용, 5-6으로 분패했다. 당시 신아람은 한 동안 경기장을 떠나지 못한 채 하염없이 눈물을 흘려 온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2년을 기다린 신아람이 또 한번 금메달을 눈앞에 두고 주저 앉았다. 이번에도 연장 접전 끝에 2년 전과 똑 같은 스코어 5-6 패배였다. 오심은 없었지만 통한의 은메달이었다. 신아람은 22일 경기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펜싱 여자 에페 결승에서 세계랭킹 3위 쑨위제(중국)와 연장 혈투 끝에 5-6으로 졌다. 준결승에서 동료 최인정(24ㆍ계룡시청)을 제압하고 결승에 오른 신아람은 2라운드까지 3-3으로 공방을 벌였다. 신아람은 4-5로 뒤진 종료 13초 전 극적인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연장에서 런던의 악몽이 떠올랐다. 이번에도 우선권은 신아람에게 있었다. 1분만 버티면 금메달이었지만 23초를 남기고 쑨위제의 공격을 막아내지 못했다. 신아람은 “열심히 준비하며 최선을 다했는데 마지막에 부족했다. 침착했어야 했는데…”라며 못내 아쉬움을 떨치지 못했다.
이어 열린 남자 플뢰레 결승에서도 허준(26ㆍ로러스)이 마젠페이(중국)에게 13-15로 져, 한국 펜싱의 금빛 질주에 제동이 걸렸다. 한국은 전날까지 펜싱 전 종목에서 금메달 4개를 따냈다. 이날까지 금메달 외에 은메달 5개, 동메달 1개도 곁들였다. 인천=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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