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식·김동선 개인전 집안싸움

집안 싸움이다. 한국 승마가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부터 5개 대회 연속 마장마술 개인ㆍ단체전 석권을 눈앞에 뒀다.
이미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승마 대표팀은 23일 인천 드림파크 승마장에서 열리는 마장마술 개인 결선에 2명의 선수를 진출시켰다. ‘에이스’ 황영식(24ㆍ세마대승마장)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 김동선(25ㆍ세종시승마협회)이 주인공이다. 본선에서 1,2위를 나눠가진 이들은 둘 중 한 명이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 가능성이 크다. 마장마술 최종 순위는 본선 점수에다 결선 점수를 합쳐 결정된다.
황영식은 76.711%, 김동선은 73.474%를 본선에서 받았다. 김동선이 뒤집지 못할 점수차는 아니다. 어쨌든 이들이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한국 선수가 금, 은메달을 나눠 가질 것으로 보인다. 1998년 방콕 대회, 2002년 부산 대회에 이어 3번째 진행되는 집안 싸움이다.
황영식은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을 석권하며 단숨에 한국 마장마술의 ‘1인자’로 떠올랐다. 경기 오산에서 승마장을 운영하는 아버지 덕분에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말을 탔다. 기본기가 탁월해 단체전에서도 참가 선수 32명 가운데 가장 높은 74.342%를 받았다.
황영식은 “(김)동선이 형만 이기면 되지 않겠느냐. 최선을 다해 선의의 경쟁을 하겠다”며 “한 끗 차이로 메달 색깔이 결정될 것 같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국제대회 경험은 김동선이 더 많다. 김동선은 2006년 도하 대회에서 17세의 나이로 국제 무대에 데뷔했다. 지난달에는 한국인으로는 처음 세계선수권대회 마장마술에 출전했다. 그는 “승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경험아니겠느냐”면서 “나에게는 초심을 잃지 않고 한 우물만 파 온 열정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김동선은 이번 대회가 끝나면 ‘가업’에 힘을 보태기 위해 당분간 고삐를 내려놓을 예정이다. 사실상 아시안게임 개인전 금메달을 향한 마지막 도전이다. 도하 대회부터 이번 대회까지 단체전에서만 금메달을 3차례 목에 건 그는 “누가 금메달을 딸지는 해 봐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아쉬움이 남지 않는 경기를 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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