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부동산 경기 부양책으로 건설 경기가 회복될 조짐을 보임에 따라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 건설사 매물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쌍용건설을 비롯해 한 두 차례 매각에 실패한 중소 건설사들이 줄줄이 재매각을 추진해 한동안 지지부진했던 건설사 매각작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2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재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이거나 매각 공고를 낼 계획이 있는 건설사는 5~6곳에 이른다. 건설사 M&A 최대어로 꼽히는 쌍용건설은 내달 초 매각 공고를 낼 계획이다. 시공능력평가 19위인 쌍용건설은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유동성 위기로 작년 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고, 올해 7월말 법원의 회생계획 인가로 인수합병을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매각주관사로 우리투자증권과 예일회계법인을 선정하고 실사를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회생과정에서 부채규모를 대폭 줄인 데다 법정관리 중에도 해외 수주를 하는등 영업력이 건재해 “이번에는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우세하다.
대형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매각 예상가가 2,000억~3,000억원 정도까지 떨어져 우량 건설사를 저가에 살 수 있는 기회라는 평가가 많다”라며 “국내ㆍ외 건설사와 투자회사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8월 법정관리에서 졸업한 극동건설도 매물로 나온다. 신한은행 등 채권단은 이르면 10월 중 매각주관사 선정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시공능력평가 34위의 극동건설은 법정관리 중이던 2003년 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에 매각됐다가 2007년 웅진홀딩스로 넘어간 뒤 건설경기 침체와 웅진그룹의 유동성 위기로 2012년 다시 법정관리에 들어간 바 있다. 매각 대금은 약 700억원 선으로 점쳐진다.
작년 두 차례에 걸쳐 매각에 실패했던 동양건설산업은 지난 7월 재매각 공고를 내고 현재 매각 절차를 진행중이다. 지난달 진행한 입찰에서 4곳의 업체와 개인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해 건설사 2곳이 각각 우선협상대상자와 차순위자로 선정됐다. 그러나 우선협상대상자가 본계약을 앞두고 인수를 포기해 현재 차순위자와 인수 협상이 진행 중이다.
이밖에 시공능력평가 50위의 남광토건은 지난 6월 매각이 유찰되면서 18일 다시 매각공고를 냈고, 현재 법정관리중인 LIG건설도 내달 1일까지 인수의향서를 접수할 계획이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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