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S대원 3만여명으로 추산, 4개월 만에 두 배 이상 세 확대
실업률 높은 佛·英 출신 많아, 무슬림 이민자 2세 청년이 대부분
“당신도 한 번은 죽는다. 소중한 삶을 순교로 마무리하면 어떤가”(You Only Die Once. Why not make it martyrdom)
서방 국가들에 심각한 본토 테러 위협의 대상으로 떠오른 이슬람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전세계 청년을 상대로 대원을 모집하기 위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유혹하는 문구다. 이 유혹의 효과가 전부는 아니겠지만 IS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는 점점 더 세를 불리고 있다. 미 중앙정보국은 5월까지 1만2,000여명으로 추산되던 IS 대원 수를 최근 2만~3만1,500여명으로 늘려 잡았다. 6월 이후 잇따른 교전 승리 등으로 조직원을 증가시켰고 이 속에는 서방 국가 출신들도 꽤 포함된 것으로 추측된다.
잔학행위와 교전에서도 서구 출신들은 적극적으로 존재감을 알리고 있다. 미국인 기자 제임스 폴리를 참수한 IS 대원은 압델-마제드 압델 바리(23)로 중산층 출신의 이집트계 영국인으로 알려졌다. 그는 서방 인질 첫 참수라는 악역을 담당했다. 시리아 온건반군인 자유시리아군(FSA)과 교전 중 사망한 더글러스 매케인(33)은 미국인으로 유머감각이 있고 가족을 사랑하는 평범한 사람에서 IS 대원으로 돌변했다.
두 사람 모두 IS 방식의 극단주의에 경도될 만한 뚜렷한 이유가 없었다. 서구 국가들은 ‘왜’라고 묻고 있지만 명확한 해답을 찾지 못했다. 앞서 지난 5월 벨기에 브뤼셀의 유대박물관에서는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이 4명이 숨졌다. 이 사건의 용의자는 프랑스 출신 IS 대원 메르디 네무슈로 유럽 출신 IS 대원이 귀국해 저지른 첫 번째 테러였다.
테러 및 안보 전문가들은 서구 청년들이 IS로 몰리는 이유로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후 경기 불황과 청년층의 실업을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서방국가 중 IS 대원가장 많은 국가는 프랑스(750~900명)와 영국(500~750명)으로 올해 5월 기준 25세 이하 청년층 실업률은 프랑스 22.5%, 영국은 17%에 이른다.
특히 서구 출신 IS 대원들은 10대 후반에서 20대의 무슬림 이민자 2세인 청년이 대부분이다. 취업난에 더해 무슬림에 대한 차별과 주류 사회 진입이 어려운 현실 등 누적된 불만을 이슬람 극단주의에서 출구를 찾는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경기 침체 후 세계적으로 민족주의를 내세우는 극우파가 득세하면서 무슬림 이민자들의 입지를 더 줄어들고 있는 점도 이들을 극단적 세계로 안내하고 있다는 경고도 곳곳에서 들린다.
영국 국제급진주의연구센터(ICSR)의 시라즈 마허연 구원은 “주류 사회에서 배척된 이들이 외부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면서 젊은이들이 급진주의에 빠져들고 있다”고 전했다. 즉 IS에서 배운 작전 수행 경험과 전투기술을 여러 가지 이유로 자신에게 좌절감을 안긴 모국을 상대로 테러 형태로 분노를 표출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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