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성인사이트에 접속하도록 유도한 뒤 성인인증을 빙자해 얻어낸 28만여명의 개인정보로 피해자 몰래 소액결제 해 121억원을 가로챈 일당 6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이런 혐의로 주범 우모(34)씨를 구속하고 공범 고모(34)씨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2년 10월부터 1년여간 불특정 다수에게 성인동영상을 무료로 볼 수 있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내 모바일 성인사이트에 접속하게 한 뒤 성인인증을 요구,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수집했다. 이들은 수집한 개인정보로 피해자 몰래 드라마, 영화 등을 볼 수 있는 PC용 사이트에 가입해 매달 1만6,500원씩 소액결제 했다. 이들은 적발됐을 때를 대비해 모바일 사이트 안에 소액결제를 알리는 문구를 넣었으나 화면을 하단까지 내리지 않으면 볼 수 없도록 배치한 데다 글씨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작았다.
조사결과 이들은 자동결제 방식을 사용해 이용자 모르게 돈을 빼내갔다. 자동결제라도 최초 1회 결제 때는 이용자가 승인번호를 입력하면서 동의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이를 무시한 것이다. 또 결제내용을 알려주는 문자메시지는 스팸 문자인 것처럼 꾸며 피해자들이 대수롭지 않게 여기게 했다. 민원이 들어와 PC 사이트에 대한 소액결제가 차단돼도 새로운 사이트를 개설해 회원정보를 그대로 옮겨 가입하면서 범행을 이어갔다.
경찰 관계자는 “모바일과 PC가 결합된 진화된 소액결제 사기”라며 “정체 불명의 문자메시지에 포함된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한형직기자 hjha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