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반(反)부패 척결로 낙마한 고위 관료들은 감옥에서 어떻게 지낼까. 중국 관영 CCTV가 이들의 모습을 일부 공개했다.
중국 광둥(廣東)성 마오밍(茂名)시의 최고 권력자로 군림하던 뤄인궈(羅蔭國) 전 마오밍시 서기는 양장(陽江)감옥에 수감된 지 벌써 8개월째다. 가장 큰 변화는 외모다. 수감되자 마자 빡빡머리가 된 것이다. 다른 수감자와 동일한 대우다. 잠도 2층 침대가 7개나 놓인 20㎡ 크기의 방에서 다른 수감자 13명과 함께 잔다. 하루 일과는 아침에 일어나 먼저 ‘수감수칙 38조’를 외우는 것으로 시작된다. 작업장으로 가면 컬러 조명등을 만드는 작업열의 자기 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한 채 일을 해야 한다. 뤄 전 서기가 맡은 임무는 필라멘트를 끼우는 일이다. 한 눈을 파는 순간 곧바로 필라멘트가 손끝을 찌르기 일쑤다. 이 때문에 처음엔 1,000개밖에 만들지 못했지만 지금은 익숙해져 4,000개도 생산할 수 있다. 일주일 중 6일을 일하고 하루는 쉰다. 이 곳에선 한 달에 500위안(약 8만5,000원)의 용돈을 쓸 수 있다. 처음엔 담배를 사는 데 이 돈을 다 썼다. 그러나 최근 담배도 끊었다. 대신 책을 사 읽고 있다. 중국의 유명한 국학자로 존경받는 지셴린(季羨林) 베이징(北京)대 명예교수가 쓴 불완전한 인생은 그가 최근 가장 열심히 보는 서적이다. 뤄 전 서기는 2011년 뇌물 수수 등 혐의로 구속돼 사형 판결을 받았지만 2년 간 집행이 유예돼 수감된 상태다.
관영 CCTV가 부패로 낙마한 관료의 수감 생활 모습을 공개한 것은 관료들에 대한 형이 엄격하게 집행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중국에서 최고위층을 위한 전용 감옥은 따로 운영되고 있다. 베이징시에서 차로 2시간 거리인 창핑(昌平)구의 친청(秦城)감옥은 주로 거물 정치인이 수용되는 시설이다. 마오쩌둥(毛澤東)의 셋째 부인 장칭(江靑),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의 정적 천시퉁(陳希同) 전 베이징시 서기 등이 이곳을 거쳤고 현재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서기도 수감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의 내부는 공개된 적이 없지만 수감자는 화장실이 달린 독방과 푹신한 침대를 제공받고 죄수복도 입지 않은 채 요리사가 준비한 식사를 하면서 지내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신문과 TV도 볼 수 있다. 2012년 증축을 했지만 시 주석의 반부패 사정이 이어지며 수감되는 고위 간부들이 많아 허베이(河北)성에 또 다른 호화 감옥을 신축했다는 게 중화권 매체의 보도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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