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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하시마 유적 훼손 심각 유네스코 등재 어려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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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하시마 유적 훼손 심각 유네스코 등재 어려울 듯

입력
2014.09.22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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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2015년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추진중인 나가사키시 하시마(군함섬)의 주요 건물이 복구가 불가능할 정도로 훼손이 심각한 사실이 드러났다. 일제 시대 강제 징용현장을 일본의 근대 산업혁명 유산으로 둔갑시켜 한국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가 없는 시설까지 목록에 끼워 넣어 논란을 자초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22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군함모습을 닮아 군함섬이라는 별명을 가진 하시마는 1916년 건축된 일본 최고(最古) 아파트로, 이중 7층짜리 30호동을 비롯한 건물 12개가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는 대파(大破)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조사는 일본건축학회가 2011~13년 나가사키시의 의뢰를 받아 실시했으며, 2012년 시점에서 30호동은 5년전에 붕괴해도 이상하지 않다는 판정을 받았다.

일본은 군함섬과 함께 나가사키 조선소 등 23개 건물을 ‘메이지 일본의 산업혁명 유산 규슈ㆍ야마구치와 관련지역’이라는 이름으로 201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해줄 것을 요청한 상태다. 하지만 일본은 군함섬이 일제 시대 100명이 넘는 한국인 징용인이 노동 착취에 시달리다 목숨을 잃은 현장이고, 미국의 원자폭탄 투하로 나가사키 조선소에서 일하던 한국인 징용인 1,600여명이 숨진 사실은 부각시키지 않은 채 일본의 산업발전측면에만 초점을 맞춰 한국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일본 문화청에 따르면 이들 건물은 극도로 노후화해 현재의 기술로는 철근 콘크리트 복구가 불가능한 상태로 알려졌다. 1974년 폐광 이후 무인도 상태에서 40여년간 방치되면서 비바람에 노출된 탓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은 보존이 가능한 건축물에 한해 지정하는 것이 관례여서 군함섬을 대표하는 30호동의 노후화는 사실상 유산으로서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반증이라는 것이 학계의 의견이다. 일본콘크리트 공학 협회 등은 내년 6월 서양의 연구자 150여명이 참석하는 국제회의에서 군함섬 복구를 위한 논의를 한다는 계획이지만, 현재의 기술로는 연명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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