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서울의료원 부지 입찰 검토… 한전 부지 면적의 40% 규모
지난 18일 한국전력의 서울 삼성동 부지 입찰을 둘러싸고 고배를 마신 삼성이 ‘플랜B’로 다음달 매각 예정인 서울 삼성동의 서울의료원 부지 입찰을 검토하고 있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이 다음달 진행되는 서울의료원 부지 매각 입찰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한전 부지 입찰시 낙찰될 경우와 그렇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여러 계획을 세웠는데, 그 중 하나로 서울의료원 부지를 당연히 검토한 것으로 안다”며 “삼성 내부에서는 한전 부지보다 먼저 관심을 가졌던 곳”이라고 말했다.
이달 초 서울시가 다음달에 매각 절차를 밟겠다고 밝힌 서울의료원 부지는 2011년 서울의료원이 중랑구 신내동으로 옮기면서 비게 된 곳이다. 규모는 약 3만1,657㎡(약 9,600평)로, 현대자동차가 10조5,500억원에 낙찰받은 한전 부지 7만9,342㎡(약 2만4,000평)의 약 40%에 해당한다. 위치는 한전 부지 바로 뒤쪽이다. 서울시는 다음달 감정평가 후 최고가 낙찰제로 매각을 진행할 계획이다.
삼성은 여러 가지를 고려해 이 곳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우선 삼성동에 자리잡고 있어 ‘삼성’동(洞) 꿈을 이루기에 적절하며, 보유 중인 인근의 한국감정원 부지와 연계해 개발하기 쉽다. 삼성은 2012년 삼성생명을 통해 서울의료원 바로 옆 한국감정원 부지 1만988㎡(약 3,300평)를 2,328억원에 매입했다.
입찰 가격도 한전 부지보다 낮아질 전망이다. 서울의료원 부지의 감정가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공시지가는 3.3㎡당 4,363만원이다. 참고로, 한전 부지의 공시지가는 3.3㎡당 6,171만원이다.
공시지가가 한전 부지보다 낮은 이유는 용적률 200%, 7층 이하 건물만 지을 수 있는 2종 일반거주지역이기 때문. 하지만 서울시는 이를 용적률 400%, 80㎙ 이하 건물을 지을 수 있는 준주거지역으로 용도 변경을 추진할 방침이다.
여기에 유력 경쟁상대인 현대자동차는 이미 한전 부지 확보에 10조원 이상을 썼기 때문에 서울의료원 부지 매각에 참여하기 힘든 상황이다. 따라서 재계에서는 오히려 삼성이 한전 부지보다 서울의료원 부지 확보를 더 염두에 두었을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다. 즉, 현대차가 한전 부지 확보에 전력투구하게 만들고 여유 있게 서울의료원 부지를 확보할 것이란 추측이다.
다만 한전 부지와 달리 코엑스 대로변에서 떨어져 있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하지만 서울시에서 한전 부지와 함께 서울의료원 부지까지 지하를 연계해 함께 개발할 계획이어서 큰 흠이 되지 않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매물로 나올 잠실종합운동장 부지까지 삼성이 확보하면 대규모 삼성타운을 조성할 수 있다. 서울시는 지난 4월 코엑스부터 잠실 종합운동장 일대를 국제교류복합지역으로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재계에서는 이런 점을 감안하면 삼성이 서울의료원 부지 확보시 현대차보다 적은 비용으로 현대차 못지 않은 효과를 누릴 것이란 관측이다. 하지만 삼성은 아직까지 서울의료원 부지 입찰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입찰 여부는 당일에 가봐야 알 수 있다”며 “아직까지 서울의료원 부지 관련해서 말할 수 있는 게 없다”고 강조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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