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집단 패싸움을 벌이려 했던 국내 최대 폭력조직 ‘범서방파’ 일당이 사실상 일망타진됐다. 지난해 숨진 김태촌의 ‘범서방파’는 1990년대만 해도 조양은의 ‘양은이파’ 이동재의 ‘OB파’ 등과 전국 3대 조직으로 꼽혔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부산 최대 폭력조직 ‘칠성파’와 패싸움을 벌이려 한 혐의 등으로 올해 2월부터 8월까지 범서방파 부두목 김모(47)씨 등 간부급 조직원 8명을 구속하고 조직원 5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2009년 11월 범서방파 고문급 조직원 나모(47)씨 등은 칠성파 부두목 정모(42)씨의 소개로 주식 투자를 했다가 손해를 보자 돈을 되돌려 달라고 했으나 정씨가 이를 거부했다. 이에 범서방파는 조직원들을 동원, 청담동 리베라호텔 인근에서 칠성파 조직원 80여명과 패싸움을 벌이려 하다 경찰의 제지로 끝났다.
조사결과 이번에 검거된 조직원들은 온갖 불법행위를 저질렀다. 행동대장 김모(44)씨 등은 2010년 1월 경기 동두천의 한 멀티플렉스 건물 유치권 분쟁현장에 동원돼 유치권자들을 집단 폭행하고 협박해 8억4,000만원 상당의 유치권 행사를 포기하게 했다. 행동대원 장모(31)씨 등 2명은 2009년 경기 일산 장항동의 한 유흥업소 업주에게 지역 폭력배로부터 보호해주겠다며 1,800만원을 받기도 했다.
최근까지 수사기관이 관리한 범서방파는 1980년대 활동한 1세대 조직원 12명에 불과해 김태촌의 사망으로 조직이 와해된 듯 했지만 이번에 확인됐듯이 지속적으로 조직을 키워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옛 조직원으로부터 입수한 후계 계보도 등을 통해 신규 조직원 79명을 파악, 이번에 조직원 대부분을 잡아들였다”고 말했다. 경찰은 도주 중인 현 두목과 나머지 조직원 등 18명을 쫓고 있다.
한형직기자 hj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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